신동빈, 17일 국감장 선다…명암 엇갈린 롯데와 삼성
  • 이민우 기자 (woo@sisabiz.com)
  • 승인 2015.09.11 11:08
  • 호수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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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신 회장 비롯 계열사 대표 줄줄이 국감장에...삼성그룹, 野 증인채택 요구에도 증인명단서 빠져…“대관파워 실감”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1인자로 자리매김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일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 하고있다. 2015.8.20/뉴스1

국감 증인으로 국회에 설 대기업 총수와 임원 명단이 속속 확정되면서 삼성과 롯데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형제의 난'에 휘말렸던 롯데그룹에서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대부분 계열사 대표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반면 매년 국감 증인 1순위였던 삼성그룹의 오너가(家)는 국감장을 피하게 됐다.

국감을 앞둔 롯데그룹의 표정은 밝지 않다. 신동빈 회장은 오는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하게 됐다.  이원준 롯데쇼핑 대표이사, 김영준 롯데상사 대표이사, 노일식 롯데리아 대표이사,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이사 등 계열사 수장들도 국감대에 불려나오게 됐다.

이원준 대표이사는 부산시 건축 인허가 특혜 논란과 관련해 안전행정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됐다. 김영준 대표는 쌀 도정 공장 운영 계획에 대한 질의 응답을 위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감장에 서게 된다. 롯데상사는 최근 쌀 도정사업 진출을 추진한다고 알려진 후 지역 농협과 미곡종합처리장의 반발을 샀다.

노일식 대표이사는 한식뷔페 관련 골목상권과의 상생방안에 대한 질의에 답변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증인으로 선다. 김치현 롯데건설 대표는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해 국감 참고인으로 소환됐다.

롯데그룹은 올해 국감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방안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 국감 증인 채택과 관련해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며 "롯데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해 성실하게 준비해 임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국민의 눈이 쏠리는 국감장에 서서 지배구조 개선 방안, 경영투명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다면 반전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반면 매년 국감 증인 후보 '1순위'로 거론되는 삼성가 오너는 올해도 어김없이 국감 증인에서 제외됐다.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의원들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증인으로 요구했지만 여야 합의 불발로 증인 채택이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이 메르스 사태 관련 증인으로 채택됐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국민연금 의결권과 관련해 이 부회장 증인 채택 요구가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면세점 독과점 논란으로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증인 신청이 있었지만 무산됐다. 기재위는 전동수 삼성SDS사장에 대한 증인 신청을 놓고 국감 이틀째인 11일까지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최치훈 통합 상선물산 대표만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관련해 정무위 국감장에 서게 됐다.

이를 놓고 삼성 대관(對官) 업무 담당자들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해당 기업에 대한 정책에 대한 분위기를 살피는 것이지만, 국감을 앞둔 시점에선 총수를 포함한 경영진의 국정감사 증인채택을 막는 것도 핵심 역할이다. 이를 위해 주요 의원들과 보좌진을 1년 내내 관리한다.

롯데그룹은 소진세 사장(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등을 국회에 상주시키고 새정치민주연합의 실장급 당직자로 일하던 인사까지 영입했지만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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