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벤츠, 직접 분해하고 고쳐봐야 알죠”...벤츠 트레이닝 센터
  •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biz.com)
  • 승인 2015.09.11 18:14
  • 호수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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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초로 설립된 벤츠 전문가 양성의 요람

11일 용인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1시간 가량을 이동하자 ‘ㄷ’ 형태의 건물이 나타났다. 벤츠 로고가 선명한 이곳은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설립한 벤츠 트레이닝 센터다.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구성된 센터는 전 세계에서 독일과 프랑스에 이어 3번째로 지어진 벤츠 단독 교육 시설이다. 아시아에서는 중국을 제치고 최초 벤츠 교육기관 설립지가 됐다. 연면적 5274㎡ 규모로 총 사업비 250억원이 투입됐다.

한적한 곳에 위치했지만 알고 보면 금싸라기 땅이다. 센터는 교통의 경부고속도로 기흥 IC 2km 거리에 자리 잡았다. 센터와 인접한 곳에 내년 KTX 고속철도 역사가 개통되며 GTX는 2021년 개통 예정이다. 동탄 신도시와도 맞닿아 있다.

벤츠가 공을 들인 트레이닝 센터를 직접 둘러봤다. 시설은 크진 않지만 암팡졌다.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옹골찼다. 벤츠 트레이닝 센터는 벤츠의 단단한 뿌리였다.

<2층> 온라인과 실습 교육 융합의 장

벤츠 전문 트레이너가 부품 프로세스 과정을 강의하고 있다 / 사진 - 벤츠 코리아 제공

먼저 둘러본 2층에는 승용차 기술 교육실과 AMT(Automotive Mechatronic Traineeship) 복합 실습실 등이 위치했다. 자동차 정비 교육을 진행하는 실습실이지만 기름냄새는 나지 않는다. 대신 수많은 컴퓨터가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서는 온라인을 활용한 e-learning 교육과 기본 정비 교육이 병행된다. 교육생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활용해 정비에 대한 기본 상식 등을 익힌다.

온라인 프로그램은 벤츠 본사가 제작한 동영상 수업 등을 제공한다. 동영상은 벤츠 본사만의 노하우가 담겼다. 대외비로서 외부 유출이 불가하다.

벤츠는 현장 전문가 양성을 위해 실제 벤츠 세단을 이용해 정비 교육을 실습한다 / 사진 - 박성의 기자

자리를 옮기자 강의실 한 켠에 벤츠 세단 2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온라인에서 배운 지식을 직접 실습해 보는 장소다. 유지 및 시스템, 공인 진단 전문가를 양성한다.

강의를 진행하는 트레이너는 “정비 기초부터 고급 정비까지 모든 것을 실습해 볼 수 있다”며 “프로그램 지원자가 많아 입과가 쉽지 않지만 한 번 들어오게 되면 정비의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밝혔다.

강의실에는 공인유지전문가 과정을 공부 중인 앳된 20대 교육생들이 보였다. 세워진 벤츠 옆에서 책을 보며 자동차 부품 및 정비 기초를 익히고 있었다.

<지하 1층> 비싼 몸값 다임러 트럭, 뜯고 분해하며 실습

지하 1층에 위치한 트럭 정비 강의실 / 사진 - 박성의 기자

지하는 자동차 정비소를 연상케 한다. 천장이 넓고 외부 주차장과 연결돼 있다. 지하 한켠에는 거대한 다임러 트럭이 자리잡고 있다.

교육생들은 이곳에서 트럭과 밴 정비법을 배운다. 트럭은 일반 승용차와는 다른 정비술을 요한다. 이곳 역시 2층과 마찬가지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다.

실습은 숙달될 때까지 반복된다. 실습이 끝나면 테스트가 이루어진다. 교육생들은 이 테스를 통과해야만 벤츠 트럭 관련 정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이 자격증은 벤츠 본사가 인증하는 것으로 전 세계에서 통용된다.

트레이너는 “실습의 목적은 지금 당장 현장에 투입돼도 빠른 정비가 가능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라며 “정확한 정비와 더불어 속도가 빨라야 한다. 그래야 고객만족도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 벤츠 본사의 지침”이라고 밝혔다.

교육생들은 현장 투입 전 실제 고장 상황을 가정한 모의고사를 치른다. 모의고사를 통해 값비싼 벤츠 트럭을 마음껏 부수고 재조립할 수 있다. 실습 차량은 실제 최신 벤츠 트럭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정비와 더불어 ‘단계별 대응 교육’도 병행한다. 교육과정은 고객관리, 제품, 금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와 같은 내용을 포괄한 본사 역량 테스트를 통과해야만 벤츠 공식 정비사가 될 수 있다.

<1층> 고전압 흐르는 하이브리드 엔진, 방전복 입고 숙달

 

강의실에 놓인 벤츠 9단 변속기 / 사진 - 박성의 기자

1층에 올라가자 자동차 부품들이 전시돼 있다. 부품 하나 하나가 마치 예술품처럼 윤이 난다. 벤츠가 자랑하는 9단 자동변속기와 최신 하이브리드 엔진이다.

교육생들은 이곳에서 벤츠 핵심 부품에 대해 익힌다. 정비 전반을 넘어 벤츠의 심장과 같은 엔진·변속기 원리를 익혀야 공인시스템전문가가 될 수 있다.

가솔린과 디젤 엔진의 고장 진단법과 수리법을 실제 차량을 이용해 배운다. 최근 도입된 하이브리드 차량 엔진의 경우 일반 엔진과는 또 다른 정비법이 요구된다. 따라서 이 과정을 신설했다.

고전압 엔진 정비를 위한 방전복 / 사진 - 박성의 기자

고전압 차량 정비 간에는 감전이 발생할 수 있다. 벤츠는 교육생 안전을 위해 2만5600볼트까지 버틸 수 있는 방전복을 준비했다. 교육생들은 보호장구를 차고 하이브리드 엔진을 숙달될때까지 재조립한다.

벤츠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9단 변속기 역시 분해 대상이다. 9단 변속기는 고연비를 자랑하는 최신 변속기다. 벤츠 기술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장비로 교육생들은 분해·조립 과정을 통해 벤츠 변속기와 타사 변속기 간 차이를 익힌다.

벤츠 트레이닝 센터에서 강의 간 활용되는 벤츠 자동차 부품 / 사진 - 박성의 기자

3개의 층에서 모든 교육을 수강하게 되면 벤츠 공식 직원으로 인정받는다. 공인유지전문가는 1년, 공인시스템전문가는 2년, 공인진단전문가는 5년 정도의 경력 및 교육과정을 필요로 한다.

무엇보다 벤츠 공인진단전문가로 인정받으면 우리나라 최고 정비 권위를 얻게 된다. 현재 교육을 마치고 현역에 나간 공인진단전문가는 총 50명이다. 경력과 근면함 모두를 갖춰야 공인진단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게 트레이너 설명이다. 그만큼 선발과 실습 통과가 까다롭다.

벤츠 관계자는 “각 실습 과정은 반복과 숙달이 기본이 된다. 단순 직원이 아닌 벤츠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트레이닝 시설의 목표”라며 “트레이닝을 받은 직원이 늘어날수록 고객 만족도도 높아지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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