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트라, 외국인 투자 신고액 부풀렸다
  • 엄민우 기자 (mw@sisabiz.com)
  • 승인 2015.09.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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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2014년 FIW 9억8000만 달러 신고...실제론 6300만 달러만 투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이하 코트라)가 외국인 투자유치 사업을 진행하며 투자신고액을 과다하게 잡는 방식으로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시사저널 경제매체 시사비즈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홍영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로부터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코트라는 2012~2014년 외국인투자주간(FIW) 행사를 진행하며 모두 9억8000만 달러를 투자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 투자된 액수는 현재까지 6300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체 신고액 대비 6.4%%에 불과해 실적을 부풀리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홍영표 의원은 “코트라가 본인의 이름을 걸고 하는 행사에서 유치가 확실하지 않은 투자들을 발표하는 것은 실적 부풀리기”라며 “정말 수억 달러를 투자할 회사인지 등을 철저히 조사했다면 이렇게 신고액과 실제 들어온 돈의 차이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2년 코트라는 FIW 투자 신고식을 통해 인천 영종도 복합 쇼핑몰 개발과 관련 T사로부터 5억 달러를 투자 받기로 했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들어온 액수는 8만8688달러에 불과하다,

2013년엔 K사로부터 복합 상업시설 개발에 3000만 달러를 투자받기로 했다고 했으나 시설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매각 주체와 지자체 간 의견 조율 등으로 사업이 멈추면서 113만5717달러를 받는데 그쳤다.

홍영표 의원실 제공

아예 전혀 투자를 받지 못하고 사업을 철회하다시피 한 곳도 상당했다.

광양 경제자유구역(FEZ)에 복합단지 개발 사업에 1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R사는 본사 자금사정 악화로 사업 자체를 철회했다.

가정용 쓰레기를 활용해 바이오에탄올을 생산하는 프로젝트에 1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A사는 행정절차 등으로 쓰레기 확보에 난항을 겪어 사실상 사업계획을 접은 상태다.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에 5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신고했던 W사는 모기업의 내부사정으로 인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실제 신고액과 달리 투자가 이뤄지지 않지만 관련 행사비는 매년늘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FIW행사는 외국인 투자자를 불러들여 고용창출 효과가 높은 분야에 투자를 유치한다는 명분으로 매년 진행된다. 보통 외국 투자기업 및 언론인, 국내기업인 등을 초청해 3일 동안 호텔에서 행사를 연다.

행사비는 2011년 5억7600여 만 원에서 2012년 6억4000만원, 2013년 7억7700만원으로 꾸준히 증가해오다 오는 10월 중순에 열릴 예정인 올해 행사엔 10억8000만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홍영표 의원은 “FIW는 신고액에 비해 실적은 시원찮은데 행사비만 매년 늘리고 있다”며 “향후 국정감사에서 해당 문제에 대해 철저히 짚고 넘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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