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포기
  • 김병윤 기자 (yoon@sisabiz.com)
  • 승인 2015.09.16 14:51
  • 호수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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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에서 불참 결정...KT·우리은행 컨소시엄은 계속 추진
출처-교보생명

교보생명이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16일 교보생명 관계자는 “15일 이사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이 교보생명 장점을 살리기 어렵고 인터넷뱅킹 경쟁이 치열한 점 등을 고려해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보험업법상 신규 사업 진출은 이사회 만장일치를 요한다. 교보생명의 경우 일부 이사가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에 반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회사 측은 반대 의사 비율을 공개하지 않았다.

사외이사가 반대 의견을 보였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특히 외국계 사모펀드 사외이사가 반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교보생명 이사는 총 6명이다.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돼있다. 외국계 사모펀드 출신 사외이사는 박영택 이사와 하리 라잔 등 2명이다.

박영택 이사는 2012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추천으로 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신 회장과 뜻을 함께 할 가능성이 크다. 신 회장이 은행업 진출에 큰 관심을 가졌다는 점에서 박영택 이사는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예측된다.

또 다른 사외이사 하리 라잔은 코세어캐피탈(Corsair Korea Investors LLC) 측 인사다. 지난해 3월 신규 선임됐다.

코세어는 2012년 캠코가 대우인터내셔널을 통해 보유했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매각할 때 4대 주주였다. 매각 당시 코세어가 신창재 회장의 우호 세력인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따라서 코세어 측이 반대 의견을 내놨을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다른 뜻을 품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교보생명은 KT·우리은행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때 교보생명은 KT와 컨소시엄 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빚었고, 결국 신 회장이 사업에서 손을 떼는 초강수를 뒀다는 추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회장까지 나서서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추진했으면 상당 부분 사업전략과 모델 구상을 해놨을 것”이라며 “어차피 예비 인가는 1~2개 업체만 되지만 그 후 다른 사업자들이 뛰어들 수 있기 때문에 차후 시장 상황을 봐가며 진입을 노리지 않게냐”고 말했다.

한편 교보생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KT는 사업 추진에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KT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원이 빠지고 추가되는 일은 예상됐던 일”이라며 “예비인가 심사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교보생명이 컨소시엄에서 빠졌지만, 오랫동안 준비해 온 만큼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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