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평, 조선사 추가 부실 가능성
  • 황건강 기자 (kkh@sisabiz.com)
  • 승인 2015.09.15 18:40
  • 호수 135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실적 부진 장기화…추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

한국신용평가가 국내 대형 조선사의 실적부진 장기화와 추가 부실 가능성을 지적했다.

한국신용평가는 15일 개최된 크레딧 이슈 세미나 '조선사에 대한 신용위험 점검' 세션에서 대형 조선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날 한신평은 대우조선해양에 출자전환을 권고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원 규모 유상증자와 함께 1조4천억원 규모 차입금 대부분을 주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한신평은 또 대우조선해양이 시장에 알려진 대로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해도 재무구조가 추가적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대우조선해양의 하반기 추가 손실액을 5000억원으로 가정해도 부채비율은 516%에 달한다는 추정도 덧붙였다.

한신평은 대우조선해양이 1조원 유상증자와 더불어 5000억원 출자전환을 병행한다면 올해말 부채비율이 424%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출자전환이 1조2000억원까지 늘어날 경우 예상되는 부채비율은 333%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보다는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양호한 상태다. 그러나 이 조선사들도 당분간 큰 폭의 재무 개선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의 상반기말 부채비율은 각각 279%와 126%다.

국내 조선사들의 발목을 죄고 있는 사업은 해양플랜트다. 해양플랜트 사업에서는 건조물량 증가에 따른 공정 차질, 유가 하락 등으로 추가 손실 가능성이 남아 있다. 국내 3대 대형 조선사들은 여전히 20조원 이상 해양플랜트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출처 : 한국신용평가

3대 대형 조선사들의 해양플랜트 수주잔고는 50% 가량이다. 지난 8월말 기준으로 대우조선해양이 가장 낮은 46%를 기록하고 있다. 해양시추설비 15기와 해양생산설비 8기가 남아 있다. 이중 해양시추설비 12기는 인도 일정이 불확실하다.

삼성중공업은 3대 대형 조선사 가운데 해양플랜트 사업 규모가 가장 크다. 주요 손실 프로젝트 공사 진행율도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며 해양플랜트 수주잔고는 67%다. 해양시추설비 잔고는 10기인데 드릴쉽 7기의 용선 계약이 없다.

한신평은 보고서에서 ‘삼성중공업이 대규모 생산설비에서의 추가 손실 가능성과 실적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은 드릴쉽 건조물량을 2015년 상반기에 대부분 인도했다. 다른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대금회수 위험은 크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해양 부문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현대중공업은 주요 프로젝트들의 손실이 상당부분 공정 후반부나 마무리 시점에 발생한다. 따라서 조선, 플랜트 부문에서 손익분기점을 유지한다고 해도 수익성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해양플랜트 수주 잔고는 53%다. 해양 생산설비 23기가 남아 있는데 추가 손실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다.

한신평은 "현대중공업의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매출액 지표가 A+등급을 유지하기 위해 3% 이상으로 회복할지는 불확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