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의 금호산업 매각가격이 7228억원으로 확정됐다. 지난 11일 채권단 실무협의회에서 제시된 가격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등 금호산업 채권단에 따르면 서면의사를 받은 결과 55개 금호산업 채권단 가운데 75% 이상이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7228억원(주당 4만1213원)에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서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매각가와 관련해서 가장 강경한 입장이었던 미래에셋PEF(사모투자펀드)도 박 회장에게 이 가격으로 매입 의사를 묻는 데 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결권 15%를 갖고 있는 미래에셋은 당초 매각가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발해왔다. 국내에서 박 회장 이외에 적당한 인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채권단과 박 회장은 이르면 추석 전에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오는 30일까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박 회장은 채권단 제안 가격을 거부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예상됐다. 채권단도 매각 가격을 낮춘 만큼 거래 시일을 앞당겨 연내 매각 절차를 완료할 계획이다.
다만 박 회장의 자금조달 능력이 금호산업 매각의 마지막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채권단은 거래 종결 위험(클로징 리스크)을 줄이기 위해 미리 자금조달 계획도 제출받을 계획이다.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 측이 제출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한 뒤 매각원칙에 위배되거나 법률적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면 이 계획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
앞서 금호산업 채권단은 우선매수청구권을 쥔 박삼구 회장 측과 지난 7월 본격적인 가격 협상에 돌입했다. 박 회장 측은 당초 인수 가격을 5900억원으로 제시했다가 지난달 20일 6503억원, 지난 9일 7047억원을 내놨다. 이후 채권단은 181억원을 더 얹은 7228억원을 매각가로 채권단에 부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