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희롱 피해 상담이 매년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예방하고자 의무화 한 성희롱 예방 교육이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주영순 새누리당 의원은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 실시에 대한 지도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주 의원은 “미흡한 법령과 고용노동부의 방관으로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며 “교육 내용 또한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은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반할 경우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러나 고용노동부 지도 점검 결과 2010년 이후 점검한 4만2919개 업체 중 99.9%인 4만2889개 업체가 성희롱 예방 교육을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점검 대상이었던 4229개 사업장 중 예방교육을 실시한 곳은 단 7곳에 불과했다.

심지어 ‘2012년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으로 장관표창을 받았던 업체마저도 예방 교육 미실시 업체로 시정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고용노동부장관 지정 기관을 제외하고는 실질적으로 교육 강사 자격에 대한 제한이 없는 실정이다. 주 의원은 “관련 지식이 없는 사람도 강의 주체로 활동이 가능하다”며 “이로인해 검증되지 않은 사설교육기관만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중에는 무료 교육을 미끼로 금융상품 광고를 하는 교육 업체도 있다. 이들은 교육은 뒷전인 채 법정 의무 교육 시간인 1시간 중 절반을 보험 등 금융 상품 홍보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이런 업체의 전화나 팩스를 이용한 과도한 교육 권유로 인해 업무 지장을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 의원은 “매년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이 문제되고 있음에도, 고용노동부는 가장 기본적인 예방교육에 대한 관리조차 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실시 여부에 대한 철저한 감독과 교육 주체 및 내용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