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체들, 생존 위한 비장의 승부수 띄우다
  • 송준영 기자 (song@sisabiz.com)
  • 승인 2015.09.22 18:08
  • 호수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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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GS·에쓰오일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불확실성 타개 나서
사진=SK이노베이션

국내 정유업체들이 고부가가치 제품 투자로 불확실성 타개에 나서고 있다.

미국 셰일가스 산업이 위기에 빠지면서 원유가격 향방이 오리무중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유가에 대해 상반된 의견을 제시했는데 이들이 예상한 유가 차이는 40달러에 달한다. 이는 원유 시장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저유가는 미국 셰일가스를 무너뜨리고 있다. 지난 17일 미국계 사모펀드 KKR 컨소시엄이 42억 달러(4조9000억원)를 투자해 인수한 셰일에너지업체 샘슨리소스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자산 매각을 통해 부채를 줄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미국 셰일업계 위기는 통계가 잘 보여준다. 지난 6일 영국의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즈는 정보서비스업체인 팩트셋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미국 셰일업계가 320억 달러(약 38조4000억원) 적자를 냈다고 밝혔다. 또 미국 셰일업계 총부채가 2010년 810억 달러(95조5232억원)에서 올해 6월 1690억 달러(199조3016억원)로 2배 넘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연내 미국 금리 인상이 현실화 되면 셰일 회사들의 이자 부담이 커져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미국 셰일 업체들이 돈을 빌려 원유를 생산하는 탓이다.

◇엇갈리는 유가 전망

셰일 업계가 휘청거리자 유가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2016년 유가전망을 60달러 수준으로 봤다. 셰일가스 산업이 악화되면 생산을 줄이게 되고, 그에 따른 공급 축소로 유가가 오른다는 것이다.

반면 골드만삭스는 배럴당 20달러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셰일가스와 중동산 원유 간 경쟁이 더 심해지고 중국 등 주요 소비국의 수요가 줄고 있어서다.

공급이 줄어 유가가 오를 것이란 전망은 셰일가스 생산단가와 관련이 있다. 셰일가스 생산단가는 생산 기술력뿐만 아니라 유전 깊이나 위치에 따라 차이가 난다. 깊은 곳에서 생산하려면 더 많은 시간과 설비가 필요하다. 유전 위치가 멀면 운송 비용이 추가적으로 든다.

이러한 까닭에 미국 셰일가스 생산원가는 배럴당 70달러에서 40달러 수준이다. 현재 서부텍사스유 가격이 배럴당 46.68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은 손해 보면서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밑지더라도 셰일오일을 계속 생산할 수밖에 없어 유가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셰일오일 생산 유무를 떠나 셰일 업체는 지대를 내야하고 임대비용에서 생긴 이자를 갚아야한다. 이 외에도 보험료,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용이 있기 때문에 시추를 하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길이다.

중동 산유국이 계속 버틴다면 셰일업체들도 공급을 줄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중동 산유국 유전은 베네수엘라 유전이나 브라질 초심해 유전에 비해 생산 비용이 적게 든다. 베네수엘라 원유는 불순물인 황이 첨가돼 있어 탈황단계가 필요하고 브라질 초심해 유전은 깊숙한 곳까지 시추 설비를 내려야해 비용이 더 든다. 반면 중동 산유국들은 이런 설비 없이 일반 시추로도 원유 생산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사우디아라비아는 배럴당 50달러에서 40달러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 정유업계의 대응

국내 정유 업체들은 유가 시장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투자하고 있다. 외부적 요인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탓에 안정적인 수입원이 필요해졌다.

에쓰오일은 울산 석유화학 생산설비 구축 프로젝트를 구체화했다. 에쓰오일은 3년간 울산공장에 약 4조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투자로 잔사유 탈황ㆍ분해 설비는 하루 7만6000배럴, 프로필렌 하류제품 생산설비는 연산 70만5000톤 규모로 확대된다.

또 벙커C유 등 저부가 가치 제품 생산은 줄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초저유황 경유를 약 10% 늘려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고부가 폴리에틸렌과 프리미엄 윤활기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세계 2위 종합화학 기업인 사빅과 넥슬렌 합작법인을 출범시킨 SK종합화학도 울산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에 두번째 공장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올해 500억원을 투입해 바이오부탄올 시범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며 현대오일뱅크 역시 롯데케미칼과 1조2000억원 규모의 혼합자일렌 합작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저유가와 불확실한 시장 상황으로 인해 위기를 맞은 정유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과 원가 절감을 위한 원유 수입처 다각화를 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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