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폰’이라 얕보지마!...중저가폰의 진화
  • 엄민우 기자 (mw@sisabiz.com)
  • 승인 2015.09.24 18:36
  • 호수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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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경쟁력에 프리미엄 사양까지...젊은층에도 인기
사진=뉴스1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실시 이후 휴대폰 시장에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중저가폰 수요 증가다. 보조금(휴대폰을 살 때 통신사와 제조사가 고객에게 지원해주는 돈)이 줄어 프리미엄폰에 대한 가격 부담이 커진 게 주원인이다. 여기에 제조사 및 통신사들이 전략적으로 내놓는 모델들도 중저가폰 열풍을 부추기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는 중저가폰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켰다. 중저가폰이 갖고 있던 두 가지 고정관념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분석했다.

①중저가폰은 ‘어르신’ 전용?

과거 제조사들은 프리미엄 제품에만 열중하고 중저가폰에는 마케팅비를 거의 쓰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잘 모르는 중장년층이 많이 구매한다고 해서 ‘효도폰’이라는 별명까지 얻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유행에 민감한 직장인 강애란(30) 씨는 어떤 스마트폰을 살지 고민 중이다. 강씨는 현재 고가 모델인 갤럭시 노트를 쓰고 있지만 이번엔 중저가폰 중 하나를 구입할 예정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강씨 뿐 아니라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중저가폰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가격 경쟁력이다. 단통법에 보조금 상한선이 묶이며 과거처럼 발품을 잘판다고 프리미엄폰을 싸게 사는 일은 불가능해졌다.

SK텔레콤이 출시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루나의 출고가는 44만9900원이다. LG전자가 내놓은 중저가폰 LG클래스의 출고가는 39만9300원이다. 요금제 선택에 따라 다르지만 보조금을 적용하면 둘 다 1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구매 가능하다. 갤럭시노트5 출고가가 89만9800원(32GB 모델 기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차이다.

젊은층 사이에선 기다리는 프리미엄 폰이 나올 때까지 중저가폰을 쓰다가 출시되면 바꾸겠다는 ‘스마트폰 환승족’도 늘고 있다. 강남에서 휴대폰 판매 대리점을 운영하는 이 아무개씨는 “예전 젊은 고객들은 애플과 삼성의 프리미엄폰 출시만 기다렸는데 이젠 중저가폰을 구입해 쓰겠다는 사람이 꽤 많다”며 “단통법 실시 후 폰 시장이 훨씬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②중저가폰은 구닥다리?

중저가폰이 가격 경쟁력만 갖췄다면 까다로운 젊은층의 마음을 사로잡진 못했을 것이다.

최근 출시되는 중저가폰은 과거와 달리 사양면에서도 프리미엄 모델에 크게 뒤쳐지지 않는다.

루나는 스마트폰 성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부품인 AP로 ‘스냅드래곤 801 2.5Ghz’를 탑재했다. 쉽게 말해 갤럭시S5가 사용하던 것과 동급이다. 메모리도 3GB로 넉넉해 쾌적하게 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로 고화질을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카메라 화소는 전면 800만, 후면 1300만으로 고화질 촬영이 가능하다.

LG클래스 역시 루나와 동일한 카메라 화소(전면 800만, 후면 1300만)를 자랑한다. 심장인 AP는 ‘스냅드래곤 410’를 달았는데 초고사양 게임을 즐기는 게 아니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데 지장이 없다.

두 제품 모두 내장 라디오 기능이 있어 LTE 및 와이파이 서비스 없이 라디오를 들을 수 있다.

삼성의 중저가폰 갤럭시J5에는 전면 500만, 후면 1300만 화소의 카메라가 달렸다. 셀카를 찍을 때 LED 빛이 나와 야간촬영을 돕는다. 자사 프리미엄 모델에 비해선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지만 29만70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루나와 LG클래스에 고급스런 메탈 소재를 적용한 것은 중저가폰의 이미지를 한 단계 올렸다는 평을 듣는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메탈 소재는 마치 자동차 내장 중 원목 소재와 같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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