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분석] ‘조선 빅3’ 암울한 3가지 이유
  •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biz.com)
  • 승인 2015.10.05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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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 100일...암흑기 끝나지 않았다 -해양플랜트·상선 수요 동시 하락...선가 하락도 우려돼

세계를 호령하던 한국 조선 산업이 어닝쇼크에 빠진 지 100일이 지났다. 조선사들은 앞다퉈 조직을 뜯어 고쳤고 많은 간부가 옷을 벗었다. 현대중공업을 제외한 두 회사의 노사 임금 협상도 마무리됐다.

업계는 회복기라 말한다. 고부가 선박인 LNG선 수주가 늘었고 해양플랜트 손실도 지난 2분기에 상당부분 털어냈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3분기가 지난 지금, 조선사 암흑기가 이제 막 시작이라는 비관론이 나온다. 해양플랜트 발주는 줄고, 배 값은 떨어지고 있어 침체기는 더 길어질 거란 전망이다.

◇ 줄어든 글로벌 상선 수요

세계 경기가 얼어붙자 상선 시장 수요도 말랐다. 해운시장이 허리띠를 졸라 매자 조선사들은 수주 확보가 어려워졌다.

상선은 해양플랜트와 비교해 돈 되는 사업은 아니다. 해양플랜트가 말라붙은 상황에서 설상가상 상선 수주마저 줄었다는 것은 조선사 현금흐름이 꽉 막혔음을 의미한다.

올 9월까지 세계 상선발주량은 6330만DWT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40%가량 줄었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해 나아진 것이 없다. 먹거리가 줄어들며 세계 조선사간 경쟁은 과열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아시아 선주로부터 LNG선 2척을 수주, 9월까지 43억달러를 벌어들이며 선전하고 있지만 올해 목표량의 34%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LNG·LPG선 발주가 늘고 있지만 세계적인 수요 가뭄을 해결할 만한 물량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 해양플랜트 수주 부진

지난 2분기 어닝쇼크의 주범은 해양플랜트였다. 부족한 건조경험 및 악재들이 겹치며 해양플랜트가 돈을 조 단위로 갉아먹었다.

그럼에도 조선사로선 해양플랜트는 포기할 수 없는 사업 부문이다. 상선과 비교해 수익규모가 비교할 수 없이 크다.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1개가 웬만한 상선 몇 개를 수주하는 것과 맞먹는다.

상선도 수요가 줄었지만 해양플랜트 가뭄은 더 심각하다. 올해 국내 조선사 중 해양플랜트를 신규수주한 곳은 삼성중공업이 유일하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Woodside사의 Browse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와 Statoil사의 Sverdrup을 각각 47억 달러와 11억달러에 수주했다.

해양 시추 장비인 드릴십 수요부진 역시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드릴십이 과잉발주된 탓에 드릴십 수요는 당분간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미 완성된 드릴십 가동률도 지난해 85.3%에서 올해 71.7%로 급감했다.

◇ 과잉 설비가 선가  떨어뜨려

줄어든 수주에서 조선사들이 기댈 수 있는 것은 선가다. 즉 배의 값이 높게 유지된다면 줄어든 수주량을 만회할 수 있다.

특히 해양플랜트 발주가 줄어든 상황에서 조선사들이 기댈 수 있는 곳은 상선이다. 상선 시장 파이도 줄어든 것이 문제지만 높은 선가로 수주할 수 있다면 조선사의 마른 현금줄에 단비가 될 수 있다.

최근 국내 조선사들은 원화 약세로 선가상승과 유사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원화 가치에 기댄 수익 개선은 단발성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다.

향후 선가는 조선사들의 공급능력 감축 여부에 달려있다. 선가의 향배는 국내 조선소들이 건조능력을 인위적으로 감축하는냐가 관건이다.

현재 한국 조선소들은 세계 선박의 34%를 건조하고 있다. 세계 조선업계가 불황이지만 국내 조선 빅3는 과잉 건조 설비를 줄이지 않고 있다.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공급이 줄지 않는다면 선가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의 건조 능력 감축이 시작되는 시점이 전 세계 선가 경쟁이 종료되는 시기가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국내 조선소들이 재무 상태 악화에도 감산을 않고 있어 선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양구조물 발주 부족으로 국내 조선 3사 역시 상선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태다. 또 한국의 건조능력 감축 없이 선가 인상을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향후 선가가 더 떨어질 수 있어 원화 약세로 인한 선가 상승 효과도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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