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장 수면내시경 검사비 9배 격차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5.10.07 18:16
  • 호수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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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최저·최고가 모두 비정상, 10만원대가 적절”

국내 대형 병원의 위·대장 수면내시경 검사비가 병원에 따라 최대 9배 이상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싼 곳은 평균 3만원 정도이고 비싼 곳은 27만원이 넘는다. 보건의료 분석평가 전문 사이트인 팜스코어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비급여 진료비 정보(2015년 9월 11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다. 종합병원 이상의 314개 의료기관(종합병원 272곳, 상급종합 42곳)의 위·대장 수면내시경의 평균 검사비를 산출했다. 전체 의료기관의 평균 비용은 10만5927원으로 집계됐다. 최성규 팜스코어 수석연구원은 “수면내시경 검사는 건강보험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병원의 상황에 따라 격차가 있다”며 “비용이 비싼 병원은 인건비나 임대료 등 고정비의 영향을 받는 경향이 크다. 싼 병원의 경우에는 타 병원보다 저렴하다는 이미지를 내세워 환자를 유치하는 마케팅 측면도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 수면내시경 검사를 하는 모습. ⓒ 뉴스뱅크이미지

최저 3만원에서 최고 27만원까지 제각각

위·대장 수면내시경 검사비가 가장 저렴한 곳은 순천병원(전남 순천), 순천한국병원(전남 순천), 옥천성모병원(충북 옥천)이었다. 이들 병원의 검사비용은 3만원으로 전체 평균 비용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어 국립경찰병원·순천중앙병원·순천제일병원 등 5개 병원의 검사비가 각각 3만5000원으로 저렴했다.

가장 비싼 검사비를 받는 병원은 서울아산병원(서울 송파구)으로 27만6500원이었다. 가장 저렴한 순천병원과 비교하면 무려 9배(24만6500원)의 격차가 난다. 세브란스병원(24만6000원), 고려대의대안산병원(24만4400원), 삼성서울병원(23만7000원), 고려대의대구로병원(23만2200원) 순으로 비용이 비쌌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인건비나 재료비 등에서 차이가 나고 감염 관리 등 의료 서비스 질 향상에 드는 비용 때문에 병원 간 검사비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에서도 검사비 3배 차이

검사비용이 전체 평균(10만5927원) 이상인 병원은 136곳(43.3%), 미만인 병원은 178곳(56.7%)으로 조사됐다. 비용별로 살펴보면 10만~14만원대 병원이 41%로 가장 많았다. 7만~9만원대 32%, 3만~6만원대 13%, 15만~19만원대 11%, 20만~24만원대 3% 순이었다.

전체적으로는 지방 소재 병원보다 수도권 지역 병원이, 종합병원보다 상급종합병원이, 국공립 병원보다 민간 병원의 검사료가 비쌌다. 이대목동병원(20만5800원)·서울대병원(19만8000원)·서울성모병원(18만원)·분당서울대병원(16만5000원) 등 수도권 대학병원들은 모두 평균 검사비보다 비쌌다.

그러나 일부 병원은 지역과 등급이 같은데도 검사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에 있는 민간 병원이면서 같은 상급종합병원인 한양대병원의 검사비는 13만5000원으로, 서울아산병원(27만6500원)과 2배 차이를 보였다.

같은 대학병원 간에도 검사비에서 3배 이상 차이가 났다. 검사비를 가장 비싸게 받는 대학병원은 서울아산병원(27만6500원)이고, 가장 싼 곳은 충북대병원으로 8만5000원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병원 교수는 “최저가 3만원과 최고가 27만원 모두 비정상이다. 최저가는 환자에 대한 관리가 부실할 것이고 최고가는 장삿속”이라며 “10만~15만원 사이가 합당한 비용”이라고 말했다.

 

 

내시경 검사 어떻게 받아야 할까? 

40대 중반 직장인 윤성진씨는 최근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다가 용종 3개를 발견하고 즉석에서 제거했다. 용종은 후에 대장암으로 발전한다. 한국 남성의 대장암 발병률이 아시아 국가 중 1위다. 대장 내시경 검사로 용종을 발견하고 제거하는 것이 대장암 예방이다. 40~50대부터 5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으면 되는데, 용종 제거 경험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1~2년 주기로 검사할 필요가 있다.

대장이 깨끗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검사 전 장 세척을 위해 3~4리터 이상의 물에 약을 타서 마시는 일이 고역이다. 요즘은 이 과정을 생략하는 방법이 나왔다. 검사 당일 내시경으로 장 세정 약을 십이지장에 투여해 2~3시간 동안 장을 비운 후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는 병원이 많아졌다.

위암은 조기에 발견할 경우 완치율이 90% 이상이다. 조기 발견의 첫걸음은 위 내시경 검사다. 또 이상한 점을 발견하면 내시경으로 조직을 떼어내 검사할 수도 있다. 위 내시경 검사로는 헬리코박터균 유무도 파악한다. 이 균은 위염·위궤양·십이지장궤양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졌다.

위 내시경 검사를 받으려면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검사 전날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치고 9시 이후에는 금식해야 한다. 술, 담배, 껌은 물론 물도 마시면 안 된다. 항응고제(아스피린, 와파린 등)를 복용하는 사람은 내시경 검사 전에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주로 검사 7일 전부터는 약 복용을 중단하고, 내시경 검사를 받을 때도 의사에게 어떤 약을 먹고 있는지를 반드시 알려야 한다.

위·대장 내시경이 식도나 항문을 통과해야 하는 만큼 심리적·육체적 고통이 따른다. 이러한 고통을 줄이기 위해 수면(진정)내시경 검사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 수면내시경 검사란 안정제를 투여해 환자가 잠이 든 사이에 검사해 불편감을 더는 방법이다. 검사 후 어지럼증 등 가벼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검사 당일 운전이나 기계를 다루는 일은 피하는 게 좋다. 가능하면 검사한 날에는 휴식을 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으려면 마취 전문의가 있고 응급장비 시스템을 갖춘 병원을 찾아야 한다. 자칫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면내시경으로 인한 의료사고는 매년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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