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스타들의 슈퍼 샷 구경하시라!
  • 안성찬 | 골프 칼럼니스트 (.)
  • 승인 2015.10.07 18:39
  • 호수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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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프레지던츠컵 10월8일 인천 송도에서 개막…필 미켈슨-제이슨 데이-버바 왓슨 등 출전

지구촌 별들이 몰려온다. 10월8일이면 ‘공인 장타자’ 버바 왓슨, ‘1000만 달러 사나이’ 조던 스피스, 기술 샷의 달인 필 미켈슨, 올 시즌 5승을 올린 제이슨 데이 등 세계 그린을 평정한 스타들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다. 2015 프레지던츠컵이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4일 동안 열리기 때문이다.

프레지던츠컵은 라이더컵과 함께 2년마다 번갈아 열리는 양대 국가 골프 대항전이다. 라이더컵은 미국과 유럽 선수들이, 프레지던츠컵은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호주·아시아 선수들이 한 팀을 이루는 인터내셔널팀이 샷 대결을 벌이는 단체전이다.

프레지던츠컵은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에서 각각 12명의 선수를 선발한다. 경기는 볼 하나로 번갈아 쳐서 승부를 가리는 포섬(9경기), 각자의 볼로 쳐서 좋은 성적으로 승패를 가리는 포볼(9경기), 일대일로 맞대결을 펼치는 싱글 매치플레이(12경기)를 벌여 승점 합산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각 경기의 승자는 1점을, 무승부일 경우 0.5점을 받고 패자에게는 승점이 없다. 18홀 경기에서 승부가 나지 않으면 연장전을 하지 않고 그대로 무승부가 된다.

10월8일부터 나흘간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2015 프레지던츠컵에서 승자가 들어올릴 트로피. ⓒ 연합뉴스

미국은 2년간의 PGA 투어 페덱스컵 포인트로 선수 10명을 뽑았고 제이 하스 단장의 추천으로 2명이 추가로 선발됐다. 한국을 포함해 호주, 일본, 태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뉴질랜드 7개국 선수로 구성된 인터내셔널팀은 세계 랭킹 상위 선수로 10명을 뽑았고, 닉 프라이스 단장의 추천으로 2명의 선수가 선발됐다. 그동안 역대 전적에서는 미국 팀이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다. 10번의 대회에서 8승 1무 1패를 거뒀다.

세계 10위 내 6명 포진한 미국 승리 확실시

올해 프레지던츠컵은 어찌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변이 없는 한 미국이 우승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내셔널팀 닉 프라이스 단장이 우승을 위해 경기 방식에 변화를 줬지만, 그다지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 선수들은 주니어 시절부터 경기를 홀 매치플레이로 한다. 이 때문에 일대일 경기를 하는 게 몸에 밴 상태다. 포섬과 포볼, 그리고 매치플레이로 경기를 벌이는 프레지던츠컵은 3일간 팀을 이뤄 경기를 하지만, 매치플레이와 성격이 같다는 점에서 미국팀이 유리하다. 세계 골프 랭킹을 보더라도 미국팀 선수들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기 때문에 기량 면에서도 월등하다고 볼 수 있다. 9월28일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이 끝난 직후의 세계 랭킹을 기준으로 보면 10위 이내에 미국팀은 6명이 포진했지만 인터내셔널팀은 제이슨 데이가 홀로 들어 있다. 따라서 갤러리 및 시청자들은 어느 팀이 이길지 주목하기보다는 선수 개개인의 스윙이나 샷 등 기술을 보면서 이번 주말을 즐기는 것이 더 낫다.

사실 골프팬들에게는 ‘왼손잡이 천재 골퍼’ 필 미켈슨을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다.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미켈슨은 단장 추천으로 팀에 합류했지만 출전 선수 중 유일하게 1994년부터 10회 연속 출전 기록을 갖고 있다. 미켈슨은 뒤돌아서서 그린을 보지 않은 상태로 볼을 그린에 올리는 특별한 재주를 갖고 있다.

골퍼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선수는 버바 왓슨이다. 독학으로 골프를 배운 왓슨은 괴력의 장타자로 소문나 있다. 지난해 월드골프챔피언십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는 424야드를 날려 최장타 기록을 수립했다. 그는 아내 앤지가 뇌질환으로 임신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도 2004년 결혼한 로맨티스트다.

세계 랭킹 1위 조던 스피스는 미국의 희망이다.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내고 있다.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컷오프를 당하고도 최종전 우승으로 1000만 달러의 보너스를 챙겼다. PGA 투어 챔피언십에서 22세 1개월의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도 갖고 있다.

한국에서 먼저 우승한 리키 파울러도 들어온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우승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파울러는 3세 때 클럽을 잡았고 4세 때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주니어 시절 레이서였고, PGA 투어 멤버 버바 왓슨, 벤 크레인, 헌터 메이헨과 ‘골프보이즈’ 밴드 활동을 하고 있다.

더스틴 존슨도 장타에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올 시즌 평균 317.7야드의 드라이버샷으로 1위에 올랐다. 리틀야구 선수 출신이며 360도 스핀 덩크슛을 할 수 있고, 골프 학교도 보유하고 있다. 특이하게도 그린에서 사용하는 마크로 1960년대에 나온 25센트짜리 미국 동전을 즐겨 쓴다.

‘1주 천하’가 끝나고 다시 세계 랭킹 2위로 밀린 제이슨 데이는 호주인 아버지와 필리핀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인터내셔널팀에서는 유일한 강자다. 올해 US오픈에서 현기증 증세로 경기 도중 쓰러지는 어려움 속에서도 우승 경쟁을 벌여 찬사를 받았다. 그는 아버지가 12세 때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편모 슬하의 이민자 가정에서 빈곤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첫 골프 클럽을 쓰레기 더미에서 구했다고 한다.

인터내셔널팀의 배상문은 닉 프라이스의 추천으로 막차를 탔다. 신한동해오픈이 열린 대회 개최지에서 2승을 올리는 등 유난히 코스와 인연이 깊어 기대를 하고 있다.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이진명)는 인천에서 태어나 8세 때 뉴질랜드로 이민을 갔다. 2008년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당시 18세 1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웠던 인물이다.

일본의 마쓰야마 히데키는 세계 골프 랭킹 14위로 제이슨 데이 다음으로 성적이 좋다. 18세 때 아시아-태평양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고 2011년 마스터스 대회에 출전했다. 아마추어 때 일본에서 프로들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며 파란을 일으켰다. 2013년 프로에 데뷔해 4승을 거두며 일본 프로골프 사상 처음으로 루키의 자격으로 상금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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