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마지막 국감 성적은 D학점”
  • 이민우 기자 (woo@sisabiz.com)
  • 승인 2015.10.08 15:59
  • 호수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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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네 탓 공방’ 하며 사실상 마무리...상시국감·국감전담팀 구성 등 대안 마련 시급

19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8일 사실상 마무리됐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지만 여야 모두 집안싸움을 벌이며 구태를 반복했다는 평가다. 여야는 부실 국감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미느라 분주한 모양새다.

국감 파행은 마지막 날까지 계속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이날 문형표 전 복지부장관 증인 출석 문제로 40여분 동안 여야간 설전을 벌였다. 지난달 10일 보건복지부 국감과 지난달 21일 메르스 국감 때도 같은 이유로 파행이 빚어졌다.

보건복지위뿐 아니라 기획재정위원회·정무위원회·환경노동위원회 등 대부분의 상임위에서 증인 채택과 자료 제출 문제를 놓고 정회를 거듭했다.

지난달 21일 메르스 사태를 다루기 위해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가 증인 채택 문제로 파행 끝에 종료됐다. / 사진=뉴스1

이 때문에 국감 과정을 모니터링 해온 국감NGO모니터링단은 “이번 국감 성적은 D학점”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여야는 국감이 진행되는 동안 피감기관보다는 집안 싸움에 골몰했다는 평가다. 국감 전반기에는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의 재신임 정국이, 후반기에는 공천권을 둘러싼 청와대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대치 정국이 정책 이슈를 덮었다. 이 때문에 이광재 메니페스토실천운동본부 사무총장은 “여야 대표가 스스로 망친 헌정 사상 최악의 국감”이라는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

국민의 이목을 끌만한 이슈도 만들지 못했다. 국감 전 관심을 끌었던 롯데의 경영권 분쟁은 신동빈 회장을 국감장에 출석시키는 성과를 거뒀지만 정작 국감은 ‘맹탕’으로 진행됐다. 증인 채택을 두고 날을 세우던 야당 의원들은 신동빈 회장을 불러 놓고는  맥빠진 질문만 던져 의문점을 해소하지 못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점도 여야 의원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오히려 총선 전초전 성격의 신경전만 벌였다. 국감 초반에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선거법 위반 논란이, 국감 막판에는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문재인 대표 공산주의자’ 발언이 파문을 일으켰다.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를 둘러싼 공방 역시 선거를 앞둔 신경전이라는 평가다.

여야는 ‘낙제점 국감’의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겼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의 인신공격이나 호통주기·면박주기식 등 구태로 내실 있는 국감을 이루기 쉽지 않았다”고 공격했다.

반면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평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국감은) 대한민국 헌정사의 큰 수치로 기록될 것”이라며 “물불 가리지 않는 피감기관과 청와대 거수기로 전락한 여당 탓에 곳곳에서 국감이 파행됐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는 ▲상시국감체제 ▲국감전담팀 구성 ▲국감 활동 평가 공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지금의 국감은 시간은 짧고 다룰 이슈는 많아 결국 폭로성·이벤트성 이슈에 집중될 수 밖에 없다”며 “상시국감을 도입해 행정부 감시 역할을 평소에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재 사무총장은 “해외에는 국감을 보조하는 국감전담팀이 존재한다”며 “중립적인 국감전담팀을 만들어 상시적인 준비가 이뤄지도록 해야한다”고 밝혔다.

메니페스토실천운동본부는 국감 활동 평가를 내년 총선 때 유권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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