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실적 발표 증시 포인트]
  • 황건강 기자 (kkh@sisabiz.com)
  • 승인 2015.10.08 17:50
  • 호수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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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주 환율 효과…”대형주 위주 상승” 전망 -실적시즌 업종별 영업이익 예상치 조정…헬스케어 업종 영업익 79억↑

삼성전자가 증권가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으며 코스피 2000선 돌파를 선도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발표될 기업들의 실적이 증시 상승세를 이어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으로 시장 전망치보다 5% 가량 증가한 7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대비 79.8%나 늘어난 수치다. 시장은 직전 분기보다 다소 감소한 6조6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예상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전망을 넘는 좋은 실적을 내놓자 투자자들은 다른 기업들의 실적에도 기대와 의구심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어닝서프라이즈는 물론 어닝쇼크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다는 분위기다.  8월 증시 폭락이후 주도 업종이 없는 상황이라 관심은 더 크다.

전문가들은 헬스케어(건강관리) 업종이 3분기 실적 발표 후 우리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와이즈에프엔에서 집계한 올해 3분기 및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변동을 살펴보면 지난 한달 간 헬스케어 업종의 실적 전망치가 가장 크게 늘었다. 건강관리 업종은 지난달 전망치에 비해 79억원 가량 영업이익이 상향됐다.

상사 및 자본재 업종도 21억원 가량 상향 전망됐다. 이어 필수소비재와 철강, 건설 등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늘었다. 보험 업종과 통신서비스 업종은 한 달 전이나 전망치에 비해 변동이 없었다.

시장에선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업종이 예상을 깨고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업이익 전망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업종은 에너지다. 에너지 업종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에 비해 124억원 줄었다. 조선과 디스플레이 업종의 영업이익은 각각 71억원, 29억원 하향됐다.

◆현대차도 ‘어닝서프라이즈’ 기대…환율 수혜·폭스바겐 반사이익

개별종목 중 삼성전자 다음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종목은 현대차다. 현대차는 우리 증시에서 삼성전자에 이어 두번째로 시가총액이 크다.  올해 주가가 장기간 약세를 보였기에 관심은 더 크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7월 17일 5년내 최저점을 찍었다. 기업실적보다는 유동성에 좌우된 상반기 장세에서 철저히 소외됐기 때문이다. 최근 폭스바겐 스캔들로 주가가 상승세를 탔지만 3분기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내놓은 현대차 3분기 실적 전망치는 1조3,600억원에서 최대 1조6500억원까지 범위가 넓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부의 환율 효과에 힘입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처럼 현대차도 환율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최근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아 3분기 실적이 그 눈높이를 맞출지는 미지수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폭스바겐 사태와 원화약세로 인한 반사수혜가 예상되나 단기적으로 주가는 약세나 횡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형주 중에서 투자자의 호기심을 가장 자극하는 또 다른 종목은 LG화학이다. LG화학은 오는 16일 3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LG화학의 3분기 실적 전망은 긍정적이다. 하이투자증권은 LG화학의 3분기 영업이익으로 5010억원을 예상했다. 매출액은 5조7840억원으로 전망했다.

LG화학은 올해 3분기에 여천NCC 정기보수가 없어 물량에 손실이 없었다. 폴리올레핀 스프레드 호조로 해당부문 이익도 증가할 전망이다. 비폴리올레핀 스프레드는 감소했으나 이익 감소는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교보증권은 이보다 낮은 영업이익 4812억원을 예상했다. 석유화학 스프레드 둔화로 인한 실적 감소에 무게를 뒀다. 전지 사업부문에서는 성수기 물량증가로 실적이 개선됐을 것이란 전망이다.

◆포스코, 세전이익 적자 전망

오는 20일 공개될 포스코 실적에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8일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포스코의 영업이익을 7310억원으로 전망했다.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란 전망이다. 세전이익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외화환산손실과 신일철주금 소송 합의금, 매도가능증권 손상차손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은행금융 업종 대표주 신한지주의 실적발표는 21일이다. 지난 2분기 실적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증권업계에서는 신한지주 실적이 시장전망치와 비슷한 수준에서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분기와 2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이었던 대손충당금이 3분기에는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자회사 실적이 소폭 부진할 가능성이 높아  큰폭의 이익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SK하이닉스는 22일 실적을 공개한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 실적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영업이익 전망은 평균 1조3600억원에서 최근 1조 4550억원까지 증가했다.

시장전망치 하한폭은 올라갔다. 최근 1개월내 시장 컨센서스에서 최소치를 제시했던 신한금융투자는 SK하이닉스 3분기 영업이익 전망을 1조3210억원으로 높였다. 기존 전망치는 1조2400억원이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증가한 원인은 환율효과다. 삼성전자나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수출비중이 높아 환율수혜가 예상된다. 또 이번 3분기 PC수요 감소로 부가가치가 낮은 PC용 DRAM 생산이 줄었다. 반면 부가가치가 높은 모바일 LPDDR4 DRAM 생산은 확대됐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SK하이닉스의 현재 주가는 주가수익비율 5.7배로 역사적 최저수준”이라며 “3분기 영업이익은 시장예상치와 유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25일에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 등 건설주 실적 공개가 이어진다. 건설 종목들은 3분기 회계감사에 대한 신뢰성 이슈가 부각됐기 때문에 이번 분기 실적이 더 악화됐을지가 관심사다.

시장에서는 일단 현대건설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동 저가수주가 공식 종료됐고 3분기 대형 해외 준공공사가 없어 추가 손실 가능성이 낮아서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4조8700억원, 영업이익 266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인 영업이익 24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마지막날에는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공개된다. 2분기에는 메르스라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으나 3분기에 얼마나 회복했을지가 관건이다.

◆증시 흐름 변화 전망…”대형주 위주 상승 이어질 것”

기업들의 실적 공개가 이어진 뒤 우리 증시의 흐름도 바뀔 것이라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승장을 이끌었던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시장의 관심이 옮겨 갈 것이란 전망이다.

코스피는 이번주 4거래일 모두 상승 마감했다. 8일도 전거래일 대비 0.68% 상승하며 거래를 마쳤다. 반면 코스닥은 0.71% 하락 마감했다.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장기적으로는 코스피시장이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의 어닝서프라이즈로 시작된 코스피 대형주 강세는 상대적으로 낮았던 시장 기대치 대비 상승이라는 시각이다. 우리 증시의 하락요인인 중국경제 안정화와 미국 금리인상 등이 결론 나지 않는 한 급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LIG투자증권은 주간 금융시장 전망을 통해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될 경우 조정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견조한 펀더멘탈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며 FOMC가 예정된 이달말까지 대형주 위주의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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