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닥친 글로벌 철강산업, 국내 제강사 생존전략은?
  • 송준영 기자 (song@sisabiz.com)
  • 승인 2015.10.09 16:37
  • 호수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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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솔루션마케팅’, 현대제철 ‘자체 해결’, 동국제강 ‘사업 다각화’
포스코 포항제철소 작업자들이 용광로에서 주철을 뽑아내는 출선(出銑) 작업을 하고 있다 / 사진=포스코

글로벌 철강업체들이 쓰러져가는 가운데 국내 철강업체들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자구책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에 때 이른 한파가 찾아왔다. 최근 태국 사하위리야스틸산업(SSI)이 소유한 영국 최대 규모 북요크셔 레드카(Redcar) 제철소가 부채 상환 압박에 폐업을 신청했다.

미국 철강업체인 US스틸은 미국 일리노이주 남서부 그래닛시티(Granite City) 소재 제철소를 임시 폐쇄할 수 있다는 내용과 더불어 60일간 일시 해고를 알리는 통지문을 직원 2000명에 전했다.

중국 철강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중국 최대 제철 공장인 판청강(攀成鋼)에 이어 중국 중국 2위 민간 철강기업인 하이신강철(海鑫鋼鐵)도 유동성 부족으로 이달 파산을 선언했다.

국내 철강 업체들도 이번 겨울이 무섭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과 글로벌 수요 부족으로 실적과 재정 상태가 나빠지고 있다. 이에 국내 철강 업체들은 구조조정과 더불어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스로로만의 방법을 찾고 있다.

◇ 구조조정과 솔루션마케팅으로 위기 대응하는 포스코

포스코는 구조조정으로 내실을 단단히 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 7월 ‘혁신포스코2.0’을 공표했다. 부실한 계열사와 비핵심 사업을 정리해 철강 자체로 승부를 본다는 내용이었다. 포스코는 2017년까지 국내 계열사 47곳을 절반으로 줄이고 해외법인도 30% 감축하기로 했다.

이후 포스코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Public Investment Fund)와 포스코건설 지분 매각 계약을 마무리해 현금을 두둑이 챙겼다. 부실계열사 포스코플랜텍도 워크아웃을 실시해 연결 계열사에서 제외 시켰다. 이로써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유동성을 확보하게 됐고 부실 계열사 부담을 덜게 됐다.

외적으로는 솔루션 마케팅으로 영업 활로를 찾고 있다. 포스코 솔루션 마케팅이란 단순 제품 판매가 아니라 연구개발(R&D) 지원, 기획, 마케팅 자문, 외부 투자 등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부족한 수요 탓에 힘들어진 영업 경쟁에 이기기 위한 포스코의 방책이다.

성과는 나오고 있다. 8일 포스코는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르노삼성차에 자동차 철강 소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또 르로삼성차 신차 개발에 맞춰 고강도 강판 개발, 신소재 적용 등과 관련해 기술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 현대제철, 수요도 공급도 자체 해결

현대제철은 ‘자체 해결’이란 방법으로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다. 현대자동차그룹 내에는 철강 수요산업인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가 있으며 현대건설이 포진해 있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요 부족으로 허덕이는 철강 시장에서 캡티브마켓(Captive market·관계 회사 수요)은 그나마 버틸 힘이 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특히 자동차 소재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자동차 소재에 힘을 실을 수 있는 것은 현대·기아 자동차가 연간 800만대라는 안정적인 수요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계열사 수요처가 없어 마케팅에 승부를 걸어야 하는 포스코와는 다른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

현대제철은 2013년 말 자동차 판재로 쓰이는 현대하이스코 냉연강판 부문을 합병했고 지난 2월에는 동부특수강(현 현대종합특수강)을 인수했다. 내년 2월 당진 특수강 공장이 가동되면 자동차 엔진 등에 쓰이는 특수강 사업도 일원화된다.

현대제철은 당진 특수강 공장에서 봉강과 선재를 생산하고 현대종합특수강에서 자동차 엔진과 변속기 등 부품 소재로 가공할 계획이다.

◇ 동국제강, 후판 몰빵(?)은 없다

동국제강은 후판에 치우쳤던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후판에 주력하다 조선업 침체로 그룹 운명을 같이했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동국제강은 올해 1월 국내 4위 규모 열연·냉연강판 생산업체인 유니온스틸을 합병했다. 기존 후판에 치우쳤던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졌다. 효과는 있었다. 상반기 냉연사업부(칼라·도금·냉연강판)에서 7675억원 매출이 발생했다.

봉형강도 동국제강에 중요한 사업이 됐다. 봉형강은 올해 상반기 동국제강 매출의 약33%를 차지했다. 건설경기가 그나마 나아져 철근과 H형강 수요가 높아진 까닭이다. 한국철강협회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철근 재고량이 7월 기준 15만톤으로 전월 20만톤보다 5만톤 감소했다. 반덤핑 규제로 8월 중국산 H형강 수입량이 급감한 것도 호재다.

동국제강은 매출 비중이 떨어진 후판도 살릴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지분 30%를 가지는 조건으로 브라질 제철소에 7억3000만달러(약8000억원)를 투자했다. 연간 160만톤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 물량을 공급받기로 했다. 6월 기준 공정이 87%정도 진행된 상태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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