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농수산업 예상 피해액 축소됐다”
  • 원태영 기자 (won@sisabiz.com)
  • 승인 2015.10.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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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20년 간 1540억원 추정...“누적 피해액 10조원 넘어설 것” 주장도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한·중FTA 농수산업 피해와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사진=원태영 기자

한·중 FTA로 인한 농수산업 피해 규모가 정부의 예상치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중 FTA 농수산업 피해와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주최하고 국회 농림어업 및 국민식생활발전포럼과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가 주관했다.

정부는 지난 8월3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중국·뉴질랜드·베트남과의 FTA 비준 동의안을 상정했다. 국회 비준 절차는 연내 혹은 내년 상반기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은 전체 농산물(1611개) 가운데 10년내 관세가 철폐되는 일반품목으로 589개(36.6%)를 선정했다. 또 10년 초과 20년내 관세철폐 품목인 민감품목은 441개(27.4%), 양허제외 등 관세철폐의 예외조치를 적용받는 초민감 품목은 581개(36.1%)로 합의했다.

민감품목과 초민감품목을 합치면 1022개(63.5%)로 한국이 기존에 체결한 FTA에 비해 중장기적 관세철폐와 관세철폐 예외 품목이 많은 편이다.

정부는 민감품목과 초민감품목이 60%를 넘기 때문에 농어업의 피해가 최소화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한·중 FTA로 인한 예상 피해액을 20년 간 154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연간 77억원 규모다.

그러나 지난해 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중 FTA로 인한 농업분야 피해액이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한·중 FTA가 아니더라도 2015년 이후 중국산 농산물 수입액은 연평균 약 1450억원이 증가하고 연간 5191억원 상당의 농업 생산액 감소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계산하면 20년간(2016~2035년) 누적 피해액은 10조 3825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피해대책 금액은 10년간 1595억원에 불과하다. 또 피해대책에는 농업계가 요구해온 무역이득 공유제, 정책 자금 금리인하 등이 빠져있는 상황이다.

수산업 분야는 FTA의 직접적인 피해보다 중국의 불법 조업으로 입는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협정문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근거도 마련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록 의원은 “정부가 한·중 FTA의 비준처리를 밀어붙이고 있다”며 “사회·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큰 한·중 FTA는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피해가 우려되는 점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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