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 효성캐피탈 믿고 ‘250억원 리스크’ 떠안았나
  • 김병윤 기자 (yoon@sisabiz.com)
  • 승인 2015.10.1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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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구조도에 효성캐피탈 지급보증 명시...효성 측은 지급보증 사실 부인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 250억원 규모 대출채권 매입 확약을 해준데는 효성캐피탈의 지급보증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퍼스트 제5차(하이퍼스트) 금융 구조도에는 효성캐피탈이 메리츠종금증권의 250억원 대출실행을 지급보증했다.

하이퍼스트는 명동AMC로부터 돈 받을 권리(대출채권)을 담보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이때 메리츠종금증권이 대출채권 매입확약을 해준 덕에 이 상품은 나이스(NICE) 신용평가로부터 최고등급(A1)을 받을 수 있었다.

즉 명동AMC가 하이퍼스트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않으면 메리츠종금이 대신 갚아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 입장에서는 우선수익권에서 낮은 순위인데다 관련 유동화자산이 법적 다툼이 있어 리스크가 상당했다(관련 기사 참조, 2015년 9월9일 기사 ‘메리츠종금, 뭘 믿고 250억원 리스크 떠안았나’ http://www.sisabiz.com/news/articleView.html?idxno=1340). 이로 인해 메리츠종금증권이 대출채권 매입확약을 해준데 대해 말이 많았다.

업계 관계자가 공개한 하이퍼스트 제5차 자산유동화기업어음 금융구조도에 따르면 효성캐피탈은 메리츠종금증권 대출채권 매입확약에 지급보증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상품 설명서에는 나와 있지 않다. 효성캐피탈과 메리츠종금증권은 이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다. 사진=김병윤 기자

◇금융구조도에 지급보증 명시

업계에 따르면 효성캐피탈은 메리츠종금증권이 대출을 실행하는데 지급보증을 했다. 즉 메리츠종금증권이 지급보증한 250억원에 대한 리스크를 효성캐피탈이 떠안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NICE신용평가사가 작성한 상품 평가서에는 효성캐피탈이 지급보증한 내역은 나타나 있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캐피탈이 지급보증했다면 채권자 입장에서는 상품 신용에 긍정적일 수 있었다”며 “효성캐피탈 지급보증이 상품 평가서에 나와있지 않은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과거 상품 내역에 대한 상세 부분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효성캐피탈 관계자는 “지급보증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효성캐피탈 지급보증이 명시된 금융구조도를 공개한 업계 관계자는 “효성캐피탈 지급보증이 나타나지 않은 이유는 효성캐피탈과 명동AMC 간 관계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소송 휘말린 효성캐피탈과 명동AMC

업계 관계자가 언급한 효성캐피탈과 명동AMC의 관계는 한 부동산을 둘러싼 소송에서 비롯됐다. 이 부동산은 앞서 언급한 ABCP의 기초자산이다.

명동AMC는 디오리지날호텔과 이 부동산 유치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디오리지날은 같은 부동산을 두고 효성캐피탈과도 유치권 분쟁을 벌였다.

사건은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엔 디오리지날이 이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약 270억원의 채무를 갚지 못해 부동산이 경매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디오리지날은 효성캐피탈로부터 300억원을 대출 받아 빚을 갚았다. 그때 대출 약정에는 담보물 사용권이 삽입돼 있었다. 효성 측이 건물 일부분을 임차해 사용하는 대신 디오리지날 측에 임대료를 지급하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디오리지날과 효성 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디오리지날은 효성 측이 임대료를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효성은 디오리지날이 빌려간 300억원에 대한 이자를 제때 지급하지 않았다고 맞서고 있다.

결국 해당 부동산은 경매로 넘어갔고, 명동AMC는 홀로 이 경매에 참여해 부동산 소유자가 됐다.

이 과정에서 디오리지날은 명동AMC가 효성캐피탈과 짜고 턱없이 헐값에 부동산을 가져가려 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명동AMC와 효성캐피탈은 이를 부인했다.

당시 명동AMC는 부동산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일으켰다. 만약 효성캐피탈이 지급보증을 했다면, 결국 효성캐피탈은 명동AMC가 부동산을 인수할 수 있게끔 도와준 격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종금증권이 250억원 대출채권을 매입확약한 부분이 선뜻 이해되지 않았는데 효성캐피탈 지급보증이 있었다면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효성캐피탈 지급보증이 있었다면 명동AMC가 부동산을 인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이라며 “담보부동산을 두고 효성캐피탈과 명동AMC가 법적 소송을 겪었던만큼 효성캐피탈 지급보증 여부를 확실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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