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vs 미래에셋, 대우증권 누가 먹나
  • 김병윤 기자 (yoon@sisabiz.com)
  • 승인 2015.10.13 15:13
  • 호수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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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하는 곳이 증권업계 ‘최강자’...사활 걸고 인수전 나설 듯
이대현 KDB산업은행 정책기획부문장이 지난 8월 KDB산업은행 매각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KDB대우증권 인수전이 예비 입찰을 시작으로 막이 올랐다. KB금융과 미래에셋증권이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대우증권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누구를 인수자로 결정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3일 이준성 산업은행 공보팀장은 “예비 입찰을 통해 2개 이상의 본입찰 적격자를 찾을 예정”이라며 “지나치게 많은 참여자가 몰릴 경우 예비 입찰을 까다롭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분위기는 KB금융과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 인수자로 유력하다.  

◇미래에셋 ‘속전속결’ 유상증자...‘신중한’ KB

이 팀장은 “예비 입찰에서는 가격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며 “인수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조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그 방식을 유상증자로 정했다. 그중 14%에 해당하는 약 1400억원을 우리사주조합에 배정했다. 미래에셋증권 임직원들이 1400여억원 인수자금을 조달하고 그 대가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을 받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임직원들은 신주 납입금을 회사가 협약한 금융사로부터 대출받을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대출금  이자는 1년 동안 면제되고, 이후  이자율은 2% 초반대다.

1년 이자 면제는 보호예수기간이 1년인 점을 감안한 것이다. 임직원들이 1년 동안 신주를 매도할 수 없기 때문에 이자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직원 직급과 경력·근무기간 등에 따라 신주 배정 규모를 달리했다. 한 미래에셋증권 직원은 “대리급은 2600주를 배정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직급이 올라갈수록 더 많은 신주를 배정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확정된 신주발행가액 2만2850원을 고려하면 대리급 직원이 출자하는 금액은 약 6000만원이다. 연간 이자는 120만원을 조금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KB금융은 자금 조달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인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며 “비은행권을 강화하기 위해 최선책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노조 문제도 민감한 사안

산업은행은 예비 입찰에서 정량적 평가뿐 아니라 정성적 평가도 곁들일 예정이다.  수치적인 부분 뿐 아니라 회사나 업계 분위기도 고려하겠다는 얘기다.

가장 민감한 사안은 바로 노조다.

미래에셋증권과 KB금융 모두 인수 후에도 대우증권 노조를 인정한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두 곳은 현재 전혀 다른 노조 체계를 갖고 있다.

KB금융은 대우증권과 마찬가지로 노조가 있다. 따라서 인수 후에는 복수 노조가 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현재 노조가 없다. 대신 사측과 노측 각각 5명씩 구성된 노사협의회를 열고 있다. 대표이사가 사측 대표를 맡고 있으며 임기는 3년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노사협의회는 분기 1회 열리고,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열기도 한다”며 “노사협의회에 참여하는 직원 대표는 협의회에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출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미래에셋증권이 노조가 없는 것과 관련해 사측이 강하게 반대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최근 들어 노조와 관련된 내부 얘기들은 언급되지 않고 있지만 대우증권 노조와 공생하는 데 전혀 문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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