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돌입 쌍용양회, 우선주만 과열양상
  • 황건강 기자 (kkh@sisabiz.com)
  • 승인 2015.10.14 08:28
  • 호수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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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우선주에 단기과열 완화장치 발동 예고 -호실적 전망·매각 불확실성에 보통주보다 우선주 선택

국내 시멘트업계 1위 업체인 쌍용양회공업을 매각하기 위한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주가 기대감도 증폭되고 있다.

13일 종가를 기준으로 쌍용양회 보통주는 2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2014년말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15.33배 수준이다. 건자재 업종 평균 PER가 7.09배인 것에 비하면 2배이상 높게 평가되고 있다.

쌍용양회의 지난해말 매출액은 연결기준으로 2조207억원이다. 국내 건설 업계가 침체를 보이면서 매출은 정체된 상태이지만 지난 3년간 꾸준히 2조원 가량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23억원이다.

수익 측면에서는 주가 상승세가 예상된다. 최근 신규주택 착공 증가에 시멘트 출하량이 증가해서다. 지난 2분기에도 쌍용양회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9.9%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1.92%를 기록하면서 올해 첫 두자리수대를 기록했다.

쌍용양회는 올해 영업이익 1964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액은 2조원대 초반에서 크게 변하지 않겠지만 영업이익률 개선이 부각될 듯하다. 이를 바탕으로 한 추정 주가수익비율(Forward PER)은 11.15배다.

실적 개선이 확연한 상태에서 쌍용양회 채권단은 보유주식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KDB산업은행을 필두로 한 쌍용양회 출자 전환주식매각협의회는 지난 12일 공개매각 공고를 냈다. KDB산업은행과 신한은행, SGI서울보증보험, 한앤코시멘트홀딩스 등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단 보유 주식 3705만1792주(지분율 46.14%)이 매각 대상이다. 인수의향서 (LOI) 마감은 오는 29일이다.

긍정적인 실적 전망과 매각 이슈에도 쌍용양회 주가는 7월 중순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반면 쌍용양회 우선주에는 단기과열 완화장치 발동이 예고됐다. 쌍용양회 우선주는 13일부터 10거래일간 직전 40거래일 평균 종가 대비 30% 상승할 경우 거래가 정지되고 3거래일 동안 단일가로만 거래할 수 있다.

쌍용양회 투자자들이 보통주 대신 우선주에 몰리는 것은 매각 이슈의 불확실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불확실한 매각 이슈를 안고 보통주에 투자하기 보다는 보통주보다 배당 우선순위에 있는 우선주에 투자해 실적개선의 열매를 먼저 챙긴다는 의미다. 쌍용양회가 기업가치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매각되면 우선주 주가도 자본이득을 챙길 수 있다.

매각 과정에서 쌍용양회의 인수가가 급등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쌍용양회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되어 있다. 지난 3개월간 쌍용양회의 평균 주가는 2만400원이다. 오늘 종가인 2만100원과 큰 차이가 없다. 쌍용양회는 2분기 실적이 영업이익률 10%가 넘는 호실적을 기록했음에도 국내 증시가 대외변수에 약세를 기록했다.

상장회사 기업 인수 거래에서 가격은 시가를 기준으로 한다. 직전 3개월간 평균주가가 기준으로 실사를 통해 가격을 증가하거나 줄어든다. 인수합병 업계에서는 쌍용양회 처럼 업력이 길고 시장점유율이 높은 업체는 상대적으로 실사 과정에서 분쟁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가를 높일 경영권 프리미엄도 기대하기 어렵다.

채권단이 매각할 지분은 쌍용양회 전체 지분의 46.14% 가량이다. 지분율이 50%를 넘지 않는다. 더구나 기존 최대주주인 태평양시멘트와 법적 공방도 마무리되지 않았다. 태평양시멘트는 일본 시멘트 업체로 지난 2005년 쌍용양회 기업개선작업 종료시 지분 32%를 인수했다.

인수합병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업계 경기가 좋아 쌍용양회는 관심이 가는 매물이나 경영권 불확실성이 가격을 낮출 것"이라며 "자본력이 충분한 인수자가 시장에서 공개매입을 진행해 지분율을 높이지 않는 이상 주가가 급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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