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신기술로 대륙을 감전시킨다
  • 송준영 기자 (song@sisabiz.com)
  • 승인 2015.10.15 16:09
  • 호수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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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매출의 40% 중국서 발생...서비스 인력 확대, 인재채용 등 경쟁력 강화 나서
지난해 LG화학의 전체 매출 중 40% 가량인 10조원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전남 여수에 위치한 LG화학 여수NCC. / 사진=LG화학

LG화학이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매출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중국이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을 높이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LG화학의 전체 매출 중 약 40%인 10조원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2013년부터는 국가별 매출 규모에서 중국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전략적으로 키우는 2차전지 부문 실적 상당 부분도 중국에서 나오고 있다. LG화학은 상하이(上海)∙둥펑(東風)∙디이(第一) 등 상위 자동차그룹 중 절반 이상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올해 들어서만 전기차 수십 만대 이상의 물량을 중국에서 수주했다.

앞으로도 중국 시장은 커질 전망이다. 특히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시장은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예컨대 수분 흡수력이 좋아 성인·유아용 기저귀 등에 쓰이는 SAP(Super Absorbent Polymer·고흡수성 수지)는 중국의 산아제한 정책 완화와 고령화로 수요가 늘고 있다.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도 전망이 밝다. 중국 정부는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친환경차 보급 정책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IHS는 중국 친환경차 시장이 올해 11만대 규모로 성장하고 2020년엔 65만5000여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 자급률 높이는 중국

하지만 상황이 녹록하지 만은 않다. 중국 기업들이 화학 제품 생산 설비를 늘리고 기술력을 강화하면서 자급률을 높이고 있는 까닭이다. 여기에 중국 경제성장 둔화로 중국 내 석유화학 제품 수요도 감소하고 있다.

국내 석유 제품과 석유화학의 수출이 올해 들어 20~30% 줄었다. 석유화학 제품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중국 수요 감소 영향이 컸다. 또 공급 과잉된 중국산 석유화학 제품으로 수출 단가가 떨어진 것도 한 몫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석유 제품과 석유화학 수출이 8월 대비 25억 달러(약 2조8625억원) 감소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자급률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2010년대를 전후해 완제품 제조에 사용되는 소재·부품 등 중간재 부문에서 중국산 제품의 비중을 늘리는 차이나인사이드(China inside) 전략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다.

중국은 석탄을 기반으로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범용 제품을 생산하는 CTO(Coal to Olefin)와 MTO(Methanol to Olefin) 생산 설비를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18년에는 CTO 40기와 MTO 20기 등 1700만톤에 달하는 에틸렌 생산 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2차전지 분야는 그나마 한숨 돌릴 만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과는 아직 2~3년의 기술 격차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격차가 좁혀진다면 정부 주도로 빠르게 자급화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 기업 매출의 70%는 범용 석유화학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며 “PVC 경우 자급률이 100%를 넘기고 있어 국내 기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 기술 경쟁력을 앞세워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전사적으로 ‘기회의 땅’ 잡기 나서

이러한 상황에서 LG화학은 전사적으로 중국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서비스 전문 조직을 투입하고 인력 확보를 위해 대표이사가 직접 나섰다. 이는 중국 시장이 LG화학에게 얼만큼 중요한지, 또 얼마나 어려운 시장인지 반증한다.

15일 LG화학은 국내 석유화학기업으로는 최초로 중국 현지에 100억원을 투입해 고객지원 전담조직인 ‘화남 테크센터’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테크센터는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의 ‘기술 서비스 및 개발(TS&D·Technical Service & Development)’ 전문 조직이다. 테크센터는 고객사의 제품 개발에서부터 품질 개선·생산성 향상·설비 개조에 이르기까지 애프터서비스(A/S)와 비포서비스(B/S)를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Total Solution)을 제공한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현지 고객 대응 시간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단축하고 신규 고객 확보에 주력한다. 또 기존 고객사 제품 개발을 지원한다. LG화학은 고객 관리로 제품 판매량이 연간 20만톤에서 30만톤으로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인재 채용에도 적극적이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직접 팔을 걷어부쳤다. LG화학은 지난달 박 부회장이 김민환 최고인사책임자 전무, 이지승 중국지역총괄 상무 등과 함께 중국 베이징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채용행사를 직접 주관했다.

LG화학은 베이징대·칭화대 등 중국 내 주요 10여개 대학 학부생 30여명을 초청했다. 박 부회장이 중국에서 인재 채용 행사를 주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중국을 선점하겠다는 박 부회장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자리에서 박 부회장은 “중국은 미래 성장 사업 분야의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며 “미래 중국 시장을 공략할 소재를 가장 잘 만들고 잘 팔 수 있는 인재를 직접 모시러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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