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 양극화 심화되고 있다
  • 노경은 기자 (rke@sisabiz.com)
  • 승인 2015.10.21 14:22
  • 호수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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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대1 부터 청약 건수 0인 경우도...주택 공급 과잉이 원인
분양을 앞둔 아파트 견본주택에 방문객이 몰려있다. 해당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 사진=뉴스1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이 급증하면서 청약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규 공급이 넘치자 예비 청약자들이 선별적 청약을 하는데 따른 것이다.

21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지난달 대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황금동’의 평균 경쟁률은 622대1에 달했다. 특히 전용면적 84㎡ B타입은 37세대 공급에 3만6500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리면서 경쟁률이 1000대1에 육박했다.

지난달 포스코건설이 창원에서 분양한 ‘용지 더샵 레이크파크’는 분양을 앞두고 3.3㎡당 평균 1497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였다. 그럼에도 전용 84㎡ 62세대 모집에 4830여 명이 몰려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용직공원호수가 인접해있고 백화점, 대형마트 등 인프라가 훌륭하다는 입소문이 돌면서 청약자가 대거 몰렸다.

서울을 비롯한 입지 좋은 지방 대도시는 경잴률이 높은 반면 지방의 일부 지역에서는 입주 물량이 소화되지 않아 미분양이 쌓이고 있다.

지난달 초 충남 천안에서 분양에 나선 ‘신일 해피트리’는 총 168세대 공급에 청약자가 5명에 그쳤다. 청약률이 전체 공급물량의 3%도 안 됐다. 충북 진천에서 분양한 ‘진천1차 우림필유’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총 79세대 모집에 단 1명만이 청약을 신청하며 대규모 청약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비슷한 시기 충남 논산의 ‘연무 골든팰리스’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이곳은 전용면적 68~84㎡로 구성된 총 176세대를 분양하려 했으나 청약자가 한 명도 없었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올해 8월 말 기준 전국 주택 현황을 봐도 울산· 충남·충북·경남은 미분양 재고물량이 지난달에 비해 평균 10% 씩 늘어나고 있다.

업계는 정부의 대출 규제로 점차 주택구매 심리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미분양이 증가하면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밀어내기 분양으로 물량을 쏟아부은 건설사들도 부메랑이 되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분양물량이 늘어나면 주택구매 심리는 위축되고 이는 결국 주택시장 냉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지역 건설사의 경우 과거와는 달리 대형 건설사에 비해 시공능력이 떨어지지는 않지만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도 측면에서 뒤 쳐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데도 밀어내기 공급으로 분양을 시도했다가 미분양이 쌓여 잔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도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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