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차세대 리더 100] 한국 과학 빛낼 김빛내리
  • 노진섭 기자 (no@sisapress.com)
  • 승인 2015.10.22 11:54
  • 호수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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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한국인 과학자…2위 안철수, 3위 김범수

과학·의학 분야 ‘차세대 리더’ 1위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과학연구원(IBS)의 RNA(리보핵산) 연구단장인 김빛내리 서울대 생명공학부 교수다. 전체 응답자 중에서 14%가 김 교수를 지목했다. 그는 2010년 과학기술부가 선정한 국가과학자다. 과학계와 의학계는 물론 일반인 사이에서도 그의 이름은 낯설지 않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 과학자다. 그의 연구 대상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마이크로RNA(작은 리보핵산, miRNA)다. 이것이 우리 몸에서 무슨 역할을 하는지를 밝히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그의 연구 결과는

ⓒ 일러스트 신춘성

암과 같은 질병의 원인을 밝히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실마리가 됐다. 이런 업적이 국내외에서 인정받으면서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한국인 과학자로 꼽힌다.

그가 이 분야 연구를 결심한 때는 유학 시절이었다. 1969년 전남 영광에서 태어난 김 교수는 서울대와 동 대학 대학원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했다. 1998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 대학원에서 생화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무렵 miRNA 연구를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실에 막혀 과학자 길 포기할 뻔

그도 한때 ‘위기’가 있었다. 박사 학위를 딴 후 결혼과 출산으로 1년 반 동안 연구실을 떠났다. 실력이 출중한 여자 선배들도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서 불안감에 휩싸였다.

연구자로서의 꿈을 접고 사법시험을 준비할 생각도 했다. 가족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연구실로 복귀했지만 현실은 또 그를 가로막았다. 김 교수가 연구를 시작한 2001년만 해도 miRNA 분야에 대한 연구는 국내외에 전혀 없다시피 했다. 결과가 불투명한 연구에 연구비를 대줄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그러나 그는 세계가 깜짝 놀랄 연구 결과를 한 번도 아니고 꾸준히 발표했다. 2002년 사람 몸속에 있는 miRNA가 세포 속에서 만들어지는 과정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2008년 특정 miRNA가 암 발생과 연관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2009년에는 사람의 성장과 관련된 miRNA를 발견했다. 지난해에는 새 생명이 잉태되는 초기 배아 단계에서의 miRNA 작용을 규명했다. 탄생의 신비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 하나를 찾은 셈이다. 연구 결과는 ‘셀(cell)’ ‘네이처(nature)’ ‘사이언스(science)’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저널에 실렸다.

과학·의학 분야 차세대 리더로 안철수 의원(8%),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6%),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7%), 현택환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2.7%) 등이 뒤를 이었다. 안철수 의원은 의사이면서 컴퓨터 백신을 만든 개발자 출신이다. 김범수 의장은 한게임과 카카오 등을 창업한 IT(정보기술)계의 실력자로 통한다. 이재용 부회장은 스마트폰 사업을 주도하는 기업인이고, 현택환 교수는 국제적 명성을 얻은 나노 입자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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