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신동빈 ‘형제 싸움’ 막장 치달아
  • 한광범 기자 (totoro@sisabiz.com)
  • 승인 2015.10.22 17:27
  • 호수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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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전 부회장, 언론사 찾아다니며 입장 밝혀...롯데 측은 조목조목 반박하며 맞대응

롯데가 형제간 경영권 다툼이 막장 드라마로 치닫고 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21일부터 언론사 찾아다니며 선전전을 벌이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이 일일이 반박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양측 모두 한치의 물러섬 없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21~22일 여러 언론사를 방문해 경영권 분쟁 이전처럼 자신과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과 한국 롯데의 분리 경영을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 일종의 타협안을 제시한 셈이다.

그는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받은 ‘자필 후계문서’가 있다며 정통성이 자신에게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지난 7~8월 두세 차례 타협을 시도했지만 신 회장이 이를 거부했다고도 했다.

롯데 측은 이에 대해 신 전 부회장이 심각한 경영상 과오 때문에 해임됐다며 “잘못에 대한 평가와 책임 없이 과거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기업을 총수 일가의 사유재산으로 생각하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또 “신 전 부회장이 주장하는 총괄회장의 진의도 의심스럽지만 경영권이 개인 의사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 회장은 여러 차례 가족 문제에 대해선 언제든 화해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며 “가족 문제와 경영은 분리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롯데그룹 경영권 향방을 쥐고 있는 일본롯데홀딩스의 종업원지주회와 관련해서도 입장 차를 보였다. 종업원지주회는 광윤사에 이어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27.8%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신 전 부회장은 현재 종업원지주회 대표가 불법적으로 선임됐다며 일본에서의 소송을 통해 이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종업원지주회 구성원 중 일부가 자신에게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신 전 부회장이 종업원지주회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오랜 기간의 경영 과실이 밑바탕에 있다”며 “종업원지주회는 지난 1월부터 개최된 세번의  주주총회에서 모두 현 경영진을 지지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은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여부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신 전 부회장은 기업공개(IPO)에 찬성한다면서도 그 시점은 중국 사업 부실규모가 밝혀진 이후가 돼야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현 상태에서 호텔롯데를 상장할 경우 최대주주인 롯데홀딩스에 손해가 간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롯데 측은 “신 전 부회장이 롯데호텔 상장을 막아 롯데의 일본 지분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롯데의 지분비율을 낮추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되는 주된 근거 중 하나가 한국과 일본 롯데의 규모 차이다. 일본 롯데의 가치는 한국 롯데의 20분의 1 수준으로 평가된다.

신 전 부회장은 이에 대해 일본 롯데의 주된 역할이 번 돈을 한국에 싼 이자로 보내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롯데를 경영한 신 회장이 일본 롯데에서 보내주는 돈으로 손쉽게 사업을 했다고 강조했다.

롯데 측은 “한국 롯데는 일본 롯데에 비해 자산은 20배, 매출은 15배 가량 규모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롯데가 한국 롯데를 지원했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신 전 부회장 주장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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