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3분기실적, 쇼크·서프라이즈 교차
  • 황건강 기자 (kkh@sisabiz.com)
  • 승인 2015.10.27 09:22
  • 호수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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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악화에 수주산업 특성 부각…대우조선해양도 불투명

조선업계 실적을 두고 또 다시 증권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현대중공업의 손실 폭은 전망치를 뛰어넘었고 삼성중공업은 깜짝 이익을 발표했다.

26일 현대중공업은 지난 3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 6784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조9346억원 영업손실에 비해서는 손실폭이 줄었으나 직전 분기 영업손실인 1710억원 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현대중공업이 3분기 연결매출액 1조원을 돌파하고 영업손실 6784억원을 기록했다. / 표=현대중공업 3분기 실적보고자료

계약 취소 탓에 현대중공업 실적은 전망치를 크게 하회했다. 자회사 현대삼호중공업이 건조중이던 세미리그 1기가 계약 취소되면서 관련 손실만 1770억원이 반영됐다.

해양 부문에서 주요 프로젝트 공정이 지연되거나 설계 변경이 잦은 것도 손실 요인이다. 공정 지연과 설계 변경으로 6000억원 가량 추가손실이 발생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유가 하락에 따라 반잠수식 시추선에 대한 취소가 발생했고 인도 지연에 따른 손실도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중공업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으로 846억원을 발표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 2분기 1조548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흑자전환했다. 삼성중공업은 매출액에서도 2조4364억원을 기록해 전 분기 1조4395억원에 비해 69.3% 증가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미 손실로 처리했던 호주 해양가스 생산설비 익시스에서 추가 정산이 발생하면서 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FLNG 선박 Prelude / 사진=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사태에서 볼 수 있듯 수주 산업 특성상 실적이 전망치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잦다. 증권업계는 현대중공업 계약 취소나 삼성중공업 추가 이익을 예상하고 실적을 추정하기는 어렵다는 설명한다.

조선업에서는 수주 이후 선박 인도까지 장기간이 걸쳐 매출이 인식된다. 중간에 발생하는 설계변경이나 원가상승, 공사지연은 비용을 늘린다. 이 비용을 미청구공사 계정으로 처리하는데 이 손실을 증권사가 추정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한영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대규모 충당금을 설정해 영업손실 3조원을 기록하고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1조원을 기록헸다"며 "결국 해양 프로젝트 인도 전까지는 실적 정상화를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조선 업황이 좋지 못한 점도 추정을 어렵게 하고 있다.

업황이 좋지 못해 조선 업체는 불리한 회수 조건에도 계약을 맺는 경우가 많다. 대표 사례가 선박을 다 만들어 인도 시점에서야 계약 대금의 절반 이상을 받는 헤비테일(Heavy tail)조건의 계약이다. 헤비테일 조건에서는 현금흐름 대부분이 나중에 이뤄지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손실 가능성이 높다.

류종하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공사 지연, 계약 변경, 환율 등 원가 조정 사유가 생겨도 조정을 늦추면서 매출, 이익 등 실적 지표가 과대 계상됐다”며 “조선업체들이 어쩔 수 없이 원가를 조정해 한꺼번에 손실을 인식하자 미청구공사잔액이 크게 줄었다”고 지적했다.

3대 조선업체 중에서 대우조선해양만 3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실적도 증권사 전망치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높다. 증권사마다 전망치를 내놓고 있으나 그 차이가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수주 산업 업황이 나빠지면서 예상치 못한 실적이 나와 전망이 어렵다"며 "실적 개선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추정에 변동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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