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新 강성노조, “정병모 가고 백형록 시대 온다”
  • 박성의 기자 (sincerity@sisabiz.com)
  • 승인 2015.10.29 08:28
  • 호수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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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삭감 없는 정년 60세 등 공약 앞세워 당선...사측과 충돌 불가피
28일 현대중공업 새 노조위원장으로 백형록 후보가 당선됐다. / 사진 = 백형록 후보 선거대책본부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불타협 비관용’을 내세운 강성 후보를 새 수장으로 택했다. 새로 들어서는 집행부가 회사와 대척점에 섰던 기존 집행부 성향을 그대로 물려받을 것으로 보여, 노사가 임금 인상안을 놓고 갈등을 재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8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제21대 임원선거 결과 기호 1번 백형록 후보가 새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됐다고 발표했다. 백 당선자는 총 조합원수 1만6915명 중 9597표(61.3%)를 얻어 중도노선의 서필우 후보를 제쳤다.

백 당선자는 당선 소감을 통해 "아직 현대중공업 노조가 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며 "어렵더라도 그 길을 힘차게 달려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현대중공업 노조 임원선거는 강성노선 현장조직인 ‘분과동지회연합’와 온건노선 ‘현장연합동지회’ 간 치열한 맞대결 구도로 치러졌다.

분과동지회연합은 백형록 노조위원장 후보를 비롯해 김진석 수석부위원장, 정병천 부위원장, 문대성 사무국장 후보가 나섰고 현장연합동지회는 서필우 노조위원장 후보와 최상길 수석부위원장, 임향숙 부위원장, 진민복 사무국장 후보가 출마했다.

선거 전 현장에서는 현 집행부인 분과동지회연합이 노사 갈등을 원만히 풀지 못하고 있어, 강성노선이 선거에서 승리하더라도 50% 내외의 득표율을 얻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선거 결과 백 후보의 압승이었다. 백 후보가 내세운 ‘무관용 공약’들이 노조 표심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백 당선자는 선거 기간 동안 ▲임금삭감 없는 정년 60세 ▲조합원 전환배치 ▲고용관련 단체협약의 '협의' 문구를 '합의'로 추진 ▲아웃소싱과 물량이동 반대 ▲사외이사 임명권 확보 ▲인사위원회 노사 동수 ▲노동법 위반 사내협력사 삼진아웃제 도입 ▲정규직과 비정규직 성과급 동일 지급 ▲노조에 정치위원회 구성 ▲퇴직지원센터 운영 ▲퇴직자 교육을 위한 노사공동위원회 구성 등을 공약했다.

이 중 임금삭감 없는 정년은 현대중공업이 고려 중인 임금피크제 시행과 정면으로 부딪히는 공약이다. 또 백 당선자는 기존 노조 채택안인 임금 12만7560원 인상안을 고수할 예정이다. 사측이 4조3784억원의 누적적자를 이유로 더 이상의 추가 지출은 없다고 못 박은 상황에서 노사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측은 38차례 걸친 임금협상 기간 동안 기본급 동결을 포함해 ▲자격수당 인상 ▲생산성 향상 격려금 100% ▲안전목표 달성 격려금 150만원 지급 ▲상여금 300% 기본급화 ▲사내근로복지 기금 20억원 출연 등을 제시해 왔다.

백 후보를 선출한 분과동지회연합은 협상이 틀어질 시 무기한 파업도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현대중공업 노사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동조합의 선거결과와 상관없이 협상의 창구는 항상 열어놓을 것”이라며 “회사 사정이 어려운 만큼 노사가 힘을 합쳐 빠른 시일 내에 해결책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백 당선자는 정병모 현 노조위원장과 오는 11월 말까지 인수인계 작업을 완료하고 12월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임금협상은 12월 첫 주에서 두 번째 주 사이 재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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