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차례 금리인하, 가계 빚 200조원 늘려
  • 원태영 기자 (won@sisabiz.com)
  • 승인 2015.11.03 16:27
  • 호수 1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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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분석...LTV·DTI 완화도 영향
자료=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동안 가계 빚이 200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은이 발간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네 차례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2.5%에서 1.5%로 1.0%포인트 떨어지면서 늘어난 민간신용 증가폭은 201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8년부터 2009년 2월까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기록했던 민간신용 증가폭(80조3000억원)의 2.5배 수준이다.

한은은 “민간신용 확대 규모는 이번 인하기에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민간신용 증가폭이 과거에 비해 상당히 큰 것은 기준금리 인하 이외에 지난해 8월 정부의 LTV·DTI 규제 합리화가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금리인하에 앞서 2000년대 들어 △2001년 2월~9월 △2003년 5월~2004년 11월 △2008년 10월~2009년 2월 △2012년 7월~2013년 5월 등 4차례의 금리 인하가 있었다. 각 기간별 금리인하 폭은 1.25%포인트, 1%포인트, 3.25%포인트, 0.75%포인트였다.

가계 빚 증가폭은 2001년 53조3000억원, 2003~2004년 1조7000억원, 2008년~2009년 80조3000억원, 2012년~2013년 77조2000억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가계신용비율(명목GDP 대비)도 지난해 2분기 70.2%에서 올해 2분기에는 72.9%로 상승했다. 가계대출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빠른 속도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가계의 채무부담 능력을 나타내는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지난해 기준 164%로 미국(114%), 일본(129%), 영국(154%) 등에 비해 높다.

금리인하가 가계 빚을 늘렸지만 경제 성장에도 일부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이 거시계량모형으로 추정한 결과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낮추면 당해연도 GDP 성장률은 0.05%포인트,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03%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가 소비와 투자에 미치는 효과는 4~6분기, 물가에 미치는 효과는 7~8분기 이후 최대로 반영됐다.

최근 4차례의 금리인하는 올해 성장률을 0.18%포인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09%포인트 각각 상승시키 효과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금리인하의 실물경기 파급기간을 고려하면 내년과 내후년 성장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금리인하가 금융시장에 시장금리 하락 등 1차 파급효과를 나타냈고 주식, 부동산 등 일부 자산시장에도 영향을 줬으나 이외 소비, 투자 등 실물경제를 개선시키는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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