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메르스 충격, 세월호 참사보다 경기 위축 시켜”
  • 원태영 기자 (won@sisabiz.com)
  • 승인 2015.11.03 17:50
  • 호수 1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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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은행 제공

메르스 충격으로 인한 서비스업 생산 감소폭이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당시보다 훨씬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3일 발간한 ‘통화정책신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들어 회복흐름을 유지하던 소비와 가계의 체감경기는 메르스 확진 환자(5월20일)와 사망자(6월1일)가 발생하면서 급속히 위축됐다.

내국인의 야외활동과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6월중 소매판매와 서비스업생산 증가율은 지난달에 비해 각각 -3.5%, -1.5%를 기록했다.

재화별 소매판매는 의복, 가방 등 준내구재가 전월대비 -11.6%로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가전제품 등 내구재(-2.1%)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0.9%)도 축소됐다.

업태별로는 집객규모가 큰 백화점(-12.6%)과 대형마트(-14.7%)의 매출이 지난달에 비해 감소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슈퍼마켓(0.7%)과 편의점(-0.2%)의 매출은 큰 변화가 없었다. 인터넷 쇼핑 등 무점포 소매판매는 소비자가 외출을 자제하면서 오히려 7.2% 큰 폭으로 증가했다.

서비스업생산은 운수(-6.1%), 숙박·음식(-10.2%), 예술·스포츠·여가(-12.6%)의 감소폭이 크게 나타났다. 특히 운수와 숙박·음식의 경우 내국인 이용객 감소 외에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데 따른 영향도 미쳤다는 분석이다.

7월 이후에는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면서 모든 재화별 소매판매와 서비스업생산의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됐다. 다만 8월에도 일부 재화의 소매판매 및 서비스업생산은 메르스 발생 직전인 5월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수가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면서 면세점 매출 뿐만 아니라 숙박·음식, 여가 관련 서비스 등 업황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이다.

메르스 사태는 가계의 체감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지난 3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던 소비자심리지수는 메르스 충격으로 6월 중 전월대비 6포인트 하락하면서 2012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7월 이후부터는 개선세가 이어지면서 10월에는 메르스 사태 이전 수준(5월 중 105)으로 회복됐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지난해 세월호 사고 발생 당시와 비교해 보면 메르스 사태 이후 서비스업 생산 감소폭이 훨씬 크고 소비자심리 위축 정도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메르스 감염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면서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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