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10분 거리에 안정적 투자처가 있다
  • 한치호 | 행복경제연구소 소장 (.)
  • 승인 2015.11.05 16:07
  • 호수 1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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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 시대, 경제위기 상황의 ‘가정경제 방어전략’

자연의 생물들은 위기가 닥쳐오면 살기 위해 변화를 모색한다. 이는 본능에서 비롯된다. 지금의 경제 상황에서 가정의 돈줄이 말라간다는 것은 우리 삶의 가치를 크게 훼손하는 중대한 위협 요소다. 따라서 가정경제가 어려워지면 거기에 맞는 대응책이 필요하다.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교적 순조롭게 잘 넘긴 우리는 지금 또다시 중국 경기 침체라는 새로운 위기와 마주하고 있다. 지금의 이 위기를 순조롭게 잘 넘길 수만 있다면, 이것이 사실상 재테크나 다름없다.

지금은 저금리 시대다. 저금리 시대의 투자 원칙 중 첫 번째는 이럴 때일수록 보수적 금융상품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저금리 시대의 새로운 상품’이라며 광고하는 금융상품 중 나 자신이 잘 알지 못하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대형 금융기관들은 ‘이젠 해외에 투자할 시기’라고 광고하기도 하고, 자신들의 전문성을 내세워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걸어서 10분 이내 거리에 있는 가까운 서민금융기관의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훨씬 안정적인 재테크 전략이다. 상호금융조합으로 분류되는 새마을금고, 신협, 단위 농·수·축협 등이 대표적이다.

ⓒ 일러스트 윤세호

보수적 금융상품에 투자해야

이유는 간단하다. 조합원으로 가입하면 가입 기관의 경영 성과에 따라 배당도 받을 수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조합원에 대한 평균 대출 금리는 연 4%대라고 한다. 다른 제2금융권의 평균 대출 금리 10%와 비교하면 훨씬 낮다. 하지만 조합에 예치한 예금(최대 3000만원)에 대해서는 이자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15.4%의 이자소득세(소득세·주민세 포함) 대신 1.4%의 농어촌특별세만 내면 된다. 즉 이자에 대한 세금 14%를 절약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자율 0.1%에 연연하기보다는 내야 하는 세금 중 14%를 절약하는 게 훨씬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제1금융권인 은행에서도 비과세인 특수 목적의 예·적금 상품을 많이 팔고 있으니 자신의 주거래 은행 담당자와 충분히 상담한 후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저금리 시대일수록 금융상품 가입은 보수적으로 안전한 예·적금과 세금 우대를 받을 수 있는 상품으로 분산시켜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만약 다소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조금 더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싶다면, 수익형 부동산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판단된다. 요즘 한창 유행하는 수익형 호텔이나 오피스텔이 그것이다. 다만 수익형 부동산은 철저하게 검증하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 요즘에는 10%대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부동산 분양광고가 넘쳐난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몰리다 보니 매매가격은 올라가고 실제 수익률은 떨어진다. 여기에 대출을 받아서 분양을 받는 사람들은 이자까지 계산할 경우 수익률이 더 낮아진다.

분양업자들이 내세우는 확정 수익 보장제도 또한 조심해야 한다. 이는 평생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익률을 따질 때는 주변 임대 수요를 면밀하게 체크하고, 주변의 교통 여건을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신도시나 신규 개발 지역은 상권, 임대 수요 형성 기간이 5년 정도 걸린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수익형 호텔 분양의 경우, 지분등기와 구분등기 방식을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 지분등기 방식은 일정 부분에 대한 것이고, 구분등기는 특정 호실을 계약하는 것이다. 내 재산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구분등기가 아니면 어려움이 크다. 재산권 행사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중에 변경해주겠다는 말은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계약서를 잘 읽어보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광고에 현혹되지 말고 수익률을 잘 계산해 가치가 있다면, 그리고 마지막으로 재산권 행사에 문제가 없다면 그때 투자해야 한다. 은행권의 금리를 꼼꼼히 따져보고 자신이 생각한 수익률 그 이상이라면 말이다.

우체국·새마을금고·신협 등의 보험에 주목

앞서 언급한 전략들이 저금리 시대의 공격적 재테크 방법이라면, 방어적 재테크 방법은 보험 가입이다. 이런 시기일수록 가정에 갑자기 목돈이 들어가는 일이 생기면 훨씬 더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보험이다. 다만 보험을 가입하는 데도 전략이 있어야 한다.

보험은 목적에 따라 생명보험·손해보험 등 여러 가지 보험이 있다. 보장성 보험, 실손보험, 질병보험은 필수로 가입하는 것이 좋다. 더군다나 내년부터 실손보험의 보험료율이 자율화되어 30%가량 대폭 인상이 예상되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연내에 가입할 것을 추천한다. 사망 또는 장애 발생 시 필요한 보장성 보험, 암과 같은 중병에 대비하는 질병보험은 당연히 가정경제를 지켜주는 든든하고 큰 방패막이 같은 역할을 한다.

보험은 최대 자신의 월수입 10% 이내에서 보험료를 부담하는 선에서 가입해야 한다. 자신의 수입에 비해 과다한 액수로 가입하는 보험은 유지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가계에 역효과를 낸다. 어떤 보험사의 상품을 선택해 가입하느냐는 것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보험마다 상품 특징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보장이 크다고 해서 다 좋은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보험은 보장이 크면 클수록 납부해야 하는 보험료도 많아진다. 따라서 불필요한 보장을 추가할 이유는 없다.

그래서 추천하는 것이 민간 보험사보다는 우체국·새마을금고·신협 등에서 판매하는 보험이다. 특히 우체국은 국가에서 운영하는 보험 사업으로, 사실 서민들의 사회보장을 목적으로 한다는 공공성도 가지고 있다. 건강보험을 보완하는 성격이 짙다. 따라서 보험 가입 금액이 많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보험료는 저렴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보상 절차도 민간 보험에 비해 덜 까다로운 편이다. 게다가 우체국은 전국 어느 곳에서나 찾기가 쉽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가정경제를 방어하는 데는 위험에 대비하고, 세금을 절약하고, 안전한 투자 방법과 투자처를 찾는 것이 최고 좋은 전략이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본적인 우리의 소비 방식이다.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낭비를 줄이는 근검절약이 가장 크고 효율적인 재테크이자, 최선의 가정경제 방어책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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