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상장 D-1”, 경쟁 난기류 조심해야
  • 송준영 기자 (song@sisabiz.com)
  • 승인 2015.11.05 17:00
  • 호수 1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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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서울 등 시장 진출로 점유율 싸움 시작돼
제주항공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저비용항공사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사진=제주항공

제주항공 상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LCC)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규 항공사 진입으로 경쟁이 심해지고 인기 노선이 포화 상태에 이르러 개별 항공사의 성장이 쉽지 않다고 보는 까닭이다.

시장에선 저비용항공사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제주항공 공모주 청약률은 448.5대 1을 기록했다. 증거금은 7조3996억원이나 쌓였다. 저비용항공사 최초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인데다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실제로 올해 1월에서 8월까지 저비용항공사 국제선 여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8% 늘었다.

하지만 성장하는 시장에는 경쟁이 따르기 마련이다. 새로운 경쟁자가 시장 진입을 앞두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부진한 경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에어부산에 이어 제2의 LCC 에어서울 출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내년 초 비행기를 띄워 일본과 동남아를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어서 기존 LCC에 위협이 될 전망이다.

해외 LCC의 공격적인 진입도 무시할 수 없다. 싱가포르 스쿠트항공은 지난 8월 LCC 최초로 최첨단 항공기인 B787 드림라이너를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투입했다. 같은 달 베트남 비엣젯항공은 최신 기종인 A321NEO 항공기를 도입해 편의성을 높였다.

이 외에도 일본 피치항공,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 홍콩 드래곤에어, 필리핀 세부퍼시픽, 대만 브이에어 등 해외 LCC들이 자국 도시와 국내를 연결하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을 드나든 외국 국적 LCC 탑승객은 197만6721명이었다. 2013년 탑승객이 157만4389명이었던 것에 비교해 25.6% 성장했다.

인기 노선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도 LCC에 부담이 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와 베트남 태국에는 제주항공을 비롯해 진에어·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 등 대부분 저가항공사들이 취항하고 있다. 인기 여행지로 떠오르는 베트남에도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이 앞다투어 손을 뻗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기 중단거리 국제노선은 저가항공사의 주요 수입원이지만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일부 인기 노선을 제외하고는 수익성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신규 취항지 개발은 수익성을 예견하기 어렵고 또 이익이 되더라도 다른 항공사들이 경쟁적으로 달려든다”고 덧붙였다.

경쟁심화는 LCC에 원가절감 부담을 주고 있다. 업계에서는 LCC 이용자는 브랜드보다 가격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경향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저비용항공사 국내선 분담률이 50%대로 대형 항공사를 앞지른 것도 ‘저가’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에 기인했다는 것이다. 결국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선 타사보다 더 저렴한 항공권을 내야 하는데 이는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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