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종업원지주회 설득 작전 공식화
  • 한광범 기자 (totoro@sisabiz.com)
  • 승인 2015.11.13 13:10
  • 호수 1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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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서 기자회견 열고 첫 공식 메시지 내놓아 韓 언론 아닌 日 언론 통해 일본인 종업원 설득 방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지난달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 위치한 집무실에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이 취재진과 대화 나누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 사진=시사비즈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2일 일본에서 종업원지주회 공략에 본격 나섰다.

신 전 부회장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과 일본 계열사를 상대로 자신의 해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의사를 밝히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신 전 부회장은 기자회견 후반부에 '지주회 및 직원들에게 드리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그동안 물밑 작업에 이어 일본 종업원지주회를 상대로 한 첫 공식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직원 여러분에게 부당한 해임에 가담한 현직 경영진으로부터의 일방적인 정보가 아니라 무엇이 진실인지 파악해, 여러분이 몸담은 롯데그룹을 위해 무엇이 최선인지 생각하고 용기를 가지고 행동해 나가도록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을 소중하게 여기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신념은 종업원지주회가 롯데홀딩스 2대 주주라는 점에서도 나타나 있다"며 "종업원지주회는 롯데홀딩스 경영에서 매우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8월17일 임시주주총회 개최에 앞서 인사권을 배경으로 종업원지주회 이사 등에게 현직 경영진의 뜻을 따라 의결권행사를 하도록 촉구했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이 발생하고 있는 현재의 국면에서 종업원지주회의 의결권행사가 왜곡되지 않도록 롯데홀딩스는 공정한 투표 환경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 전 부회장의 발언은 종업원지주회 의결권이 이사장 1명에게 위임된 점을 문제삼은 것이다. 종업원지주회는 13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과장 승진 시 액면가인 50엔(한화 약 470원)으로 롯데홀딩스 주식을 취득하게 된다. 비상장인 롯데홀딩스 시가는 액면가의 수백배로 평가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회 구성원들은 매년 매입금액의 12% 내외를 배당소득으로 받게 된다. 일본 기준금리가 0.1% 수준임을 감안할 때 상당한 고배당이다. 자의적인 주신처분도 금지되고 오직 퇴직 등 자격 상실 사유가 발생했을 경우에만 회사에 지정해준 다른 직원에게 액면가로만 매각할 수 있다.

이사장을 포함해 이사 4인은 모두 경영진이 임명한다. 내부 의견 수렴을 거친다해도 경영진 의사가 의결권 행사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지난 7월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기존 신 총괄회장 인사를 내쫓고 자신과 가까운 인사를 이사장에 임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종업원지주회 이사장 설득이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에서 직접 종업원지주회 구성원들을 설득해나간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업원지주회 의결권 행사 방식이 변경되거나, 이사장이 교체되는 상황이 신 전 부회장 측에겐 최상의 시나리오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종업원과 임원 중 개별적으로 신 전 부회장에게 연락하는 인사들이 많다고 주장했다.

또 기자회견에서 쓰쿠다 사장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계획을 밝히며 신 총괄회장의 지난 7월 '손가락 해임' 상황에 대해 적극 해명한 것도 종업원 설득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 '50% + 1주'를 보유했다. 광윤사가 보유한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확보한 것이다. 여기에 27.8% 지분을 보유한 종업원지주회의 지지를 확보하면 롯데홀딩스 장악이 가능한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의 정혜원 상무는 일본에서의 종업원지주회 설득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시사비즈'와의 통화에서 "신 전 부회장의 기자회견으로 종업원지주회 얘기는 어제 일본 미디어에 처음 나갔다"며 "여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정 상무는 "일본 종업원들은 서울에서 전해오는 일방적인 메시지에 혼란스러워했다"며 "신 총괄회장이 치매라거나 판단력이 없다고 그들은 알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의결권 행사 방식 변경 가능성에 대해선  "분명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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