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급속 냉각…우량채도 안 팔린다
  • 황건강 기자 (kkh@sisabiz.com)
  • 승인 2015.11.18 15:29
  • 호수 1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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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롯데케미칼 일부 미매각...신용 스프레드 크게 상승

회사채 시장이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발행은 감소하고 신용 스프레드는 확대되는 모양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와 금융채를 제외한 회사채 발행 잔액은 51조720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8조3292억원에서 7조원 넘게 줄어든 금액이다. 회사채 발행이 증가세를 보이던 2012년 76조7145억원에 비해서는 25조원 가량 적은 액수다.

시장에서는 회사채 시장의 급격한 냉각 원인을 우리 기업의 부진한 실적에서 찾고 있다. 투자자들이 회사채 투자를 꺼리는 이유가 기업의 성과 악화에 따른 신용위험 우려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올해 회사채 시장은 8월 전과 후로 나뉜다. 대우조선해양 대규모 손실과 BNK캐피탈 자산부실 우려가 시장에 알려진 시점이다. 올해 8월 이후 회사채 발행핵은 13조216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5% 줄었다. 지난해에는 16조6332억원의 회사채가 발행됐다.

기관투자자들이 회사채 투자를 꺼리면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미매각률도 급증했다. 지난 9월 말 시점에서 회사채 수요예측 미매각률은 올해 최고치인 11.6%를 기록했다.

기관투자자의 수요예측 참여율도 크게 떨어졌다. 기관투자자의 2015년 8월 수요예측 참여율은 131.6%를 기록했고 9월에는 129.4%로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200% 수준의 참여율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 2014년 회사채 수요예측 참여율은 216.7%였다.

회사채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일부 기업들은 차환발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 A등급 이하 기업들은 자금조달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신용등급 A등급 회사채의 수요예측 미달 종목 비율은 42.8%를 기록했다. 신용등급 A등급 회사채 발행 두건 중 한 건은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다.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회사채도 투자자 모집이 쉽지않다. 지난 10월에도 대신증권과 롯데케미칼, KDB생명보험 등이 발행한 회사채에서 미매각이 발생했다. 대신증권은 500억원 발행 규모에 200억원이 미매각됐고, 롯데케미칼은 3000억원 중 400억원의 매각이 불발됐다.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도 크게 상승했다. A등급 회사채의 국고채 대비 신용 스프레드는 올해 상반기 95bps 수준에서 8월 이후 110bps로 확대됐다. AA등급은 28bps에서 40bps로, AAA등급은 20bps에서 25bps로 스프레드가 넓어졌다.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면서 기업들은 자금조달 방안을 바꾸고 있다. CP, 전자단기사채 등 단기조달을 통해 대체하거나 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식이다.  채권 시장에서는 기업 실적이 호전되지 않는 한 회사채 시장 위축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에서도 자산건전성 이슈로 기업대출 확대엔 제약이 있다”며 “기업의 영업성과 개선과 재무 체질 강화가 자금조달 시장 구조 변화에 대응하는 가장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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