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투자자 가이드] 증시, 1860~2218 포인트…'박스피' 이어질 듯
  • 하장청 기자 (jcha@sisabiz.com)
  • 승인 2015.12.23 10:37
  • 호수 1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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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내외 변수,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하반기 반등 가능성도

내년 증시의 화두는 수년간 이어진 ‘박스권’ 탈출 여부다. 코스피는 지난 2011년 5월 사상 최고치인 2228선 돌파 이후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올해 다시 박스권으로 회귀한 가운데, 내년에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의 금리인상, 달러 강세, 유가 하락, 중국 경기 우려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국내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수 경기 위축과 기업 실적 악화 등 먹구름도 짙게 껴 있다.

◇ 美 금리 정책∙중국 침체∙어닝 쇼크…불안요인 산적

내년에도 미국의 금리 정책과 중국 경기 침체 등 불안요인이 국내증시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서 금리인상 이후 점진적인 정상화 과정에 나설 것이라며 우려를 잠재웠지만 여전히 속도와 폭에 대한 의구심은 높다. 금리인상 시기와 맞물려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한 변동성 확대도 부담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출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 특성을 감안했을 때 금융시장 변동성은 실적과 증시 불확실성을 높일 변수”라고 지적했다.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도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중국은 내년에도 경기 하강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7% 넘는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하반기 수출과 소비 부진 등으로 경기는 급격한 위축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는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하락할 경우 국내 산업에서 정보기술(IT), 자동차, 철강 등이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업 실적 하향 조정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의 연간 실적은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 들어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어닝 쇼크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코스피 상장사의 당기순이익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는 106조원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실적 추정치와 실제 실적간 괴리가 커지는 어닝쇼크가 지속되고 있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코스피, 장밋빛 전망 자취 감춰

10개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내년 코스피 전망치 평균 상단은 2218, 하단은 1860으로 집계됐다. 수년간 이어졌던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신한금융투자에서 코스피 상단을 2350으로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금리인상과 유동성 축소는 다른 의미”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와 일본은행(BOJ)의 유동성 공급은 지속될 것”이라며 “기업 구조조정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 흐름 속에 코스피 벨류에이션도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HMC투자증권은 1900~2250 사이 ‘상고하저(上高下低)’의 박스권 장세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 중 역사적 고점 돌파 시도가 나타나겠지만 하반기엔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현대증권이 1900~2250, IBK투자증권이 1850~2250을 제시했고,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각각 1880~2240, 1870~2200을 예상했다. 이 밖에도 신영증권 1910~2170, 하나금융투자 1840~2170, NH투자증권 1850~2150 순이다.

하지만 코스피 하단이 1700선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KDB대우증권에서는 가장 낮은 1700~2150으로 예상했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에 시스템 리스크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며 “일시적으로 코스피 확정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하회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김 팀장은 “중국 경기 둔화, 신흥국 외환 위기, 국내 기업 구조조정 등이 증시 ‘지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 하반기, 증시 반등 가능성도

전반적으로 신중한 분위기가 우세한 가운데, 내년 하반기 들어 증시 반등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눈길을 끈다. 하반기 경기 둔화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 기대가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내년 1분기엔 선진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경기 둔화 우려 등에 따라 부진하겠지만 2분기부터 점진적인 상승세를 재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화 약세 효과와 신흥국 경기 상황이 안정을 되찾으며 한국 시장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시점 이후부터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증시는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관련주, 배당주, 대형 가치주, 미디어콘텐츠주 등을 유망주로 추천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SK이노베이션, LG화학, 삼성SDI, 카카오, 아모레퍼시픽, 농심, CJ E&M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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