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금호산업 되찾고 그룹 재건 나선다
  • 송준영 기자 (song@sisapress.com)
  • 승인 2015.12.29 10:11
  • 호수 1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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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인수대금 완납···아시아나항공 선제적 구조조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사진=뉴스1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29일 금호산업을 되찾는다.

재계에 따르면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대금 7228억 원을 모두 마련해 29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납입한다.

이로써 박 회장은 2009년 워크아웃(Workout·기업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가면서 잃었던  금호산업을 6년여만에 되찾게 됐다.

◇ 쉽지 않았던 금호산업 인수 과정

금호산업 인수 과정에는 오랫동안 진통이 있었다. 어떻게든 사야한다는 박 회장과 어찌됐든 비싸게 팔아야 한다는 금호산업 채권단의 줄다리기가 수개월간 치열한 신경전속에 이어졌다. 박 회장은 자금 마련이 걱정이었고 채권단은 매각 희망가에 못 미치는 박 회장 제안이 난감했다.

지난 9월 9일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희망가로 7047억원을 제시했다. 최초 제시한 6503억원에 544억원을 더 얹었다. 우선매수청구권 50%+1주(1753만8536주)를 주당 4만179원에 사들이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채권단이 제시한 7935억원에는 888억원 부족했다.

애초 채권단은 금호산업 매각에 주당 5만9000원인 1조213억원이라는 가격표를 붙였다. 이는 본전에 가까운 금액으로 2010년 금호그룹 붕괴 시 박 회장으로부터 출자전환한 주식 가격 6만원에 근접한 금액이었다.

박 회장이 마지막으로 제시한 주당 4만179원 총 7047억원은 채권단이 한껏 양보한 매각가 7935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를 받아들인다면 지분율이 제일 높은(8.55%)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한 채권단은 결국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었다.

채권단은 국민 정서도 무시할 수 없었다. 채권단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재벌 총수 박 회장 제안에 맞춰준다면 일종의 특혜로 보일 여지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거절하기도 난감했다. 매각이 길어지면 기업 가치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았다.

◇ 최종 매각 금액 확정···백기사들이 구한 박 회장

결국 지난 9월 23일 금호산업 채권단은 박 회장 측과 금호산업 지분 50%+1주를 7228억원에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같은 달 30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인수 자금을 완납한다는 내용이었다.

계약이 끝이 아니었다. 박 회장의 자금조달 능력이 변수였다. 시장에 알려진 바로는 박 회장 개인의 자금조달 능력은 3000억원 안팎이었다. 박 회장이 보유 중인 금호타이어 지분(7.99%)이 채권단에 잡혀 있고 워크아웃 과정에서 금호석유화학 지분 등을 매각해 보유 자산이 많지 않았다.

재계가 박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오랜기간 거래해온 CJ, SK, LG, 롯데, 한화 등이 박 회장 측이 자금 마련 목적으로 설립한 금호기업 지분을 사들였다. 이들 중 일부는 전략적투자자로 나서기도 했다.

박 회장 측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지분 매각 과정에서도 백기사 도움을 받았다. 박 회장 부자는 지난 10월 28일부터 장외거래를 통해 금호산업 지분 345만6179주(10.07%)와 금호타이어 지분 813만4565주(5.15%)를 매각했다. SK에너지, LG화학, 롯데케미칼, 코오롱, 효성, 한화 등이 총 1500억원 규모 해당 지분을 각각 100억~200억원씩 나눠 매입했다.

특히 CJ그룹은 역할이 컸다. CJ그룹은 금호기업에 투자하는 방안과 금호산업 지분을 직접 취득하는 방안을 두고 고민하다 금호산업 지분 3.46%를 취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박 회장과 함께 금호산업 공동 인수자가 된다. ​

백기사와 전략적투자자(SI)를 통해 모은 자금은 약 36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NH투자증권이 주선하는 인수금융대출 3000억원과 기타 자금을 더해 박 회장 측은 모든 인수 자금을 마련했다.

◇ 박 회장, 그룹 재건에 힘쓴다

박 회장이 경영권 지분을 되찾게 되면 금호아시나그룹 정점에 서게 된다. 인수 후 금호그룹 지배구조는 '박삼구 회장→금호기업→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등으로 이어진다.

박 회장이 지배구조 상단에 서게 되면 그룹 재건과 동시에 아시아나항공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30일 구조조정 최종 확정안을 발표한다. 아시아나항공은 24일 전체 임원과 조직장 140여 명을 대상으로 지점 통폐합, 예약과 발권부서 아웃소싱, 임원 임금 삭감, 희망퇴직 등의 방안을 논의하는 경영정상화 설명회를 열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재무상태가 좋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올해 3분기말 차입금 규모는 약 8조 1893억원이며 부채비율은 856.5%다. 아시아나항공은 외화차입금이 전체 차입금의 41.3%로 원화 약세 시 달러 표시 차입금 이자 비용을 증가시킬 가능성이 크다.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외화환산차손실이 1367억원 발생해 당기순손실 622억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이자보상비율(배)은 0.7배다. 이는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금융 비용을 갚지 못하는 수준에 이른 것을 의미한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시작으로 그룹 재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를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더 낮은 자세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국가 경제 발전에 힘이 될 수 있게 여생을 다 바치겠다”며 “금호산업 인수를 발판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사회적 책임과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아름다운 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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