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과제와 전망] LG, 스마트폰사업 부활이 관건
  • 민보름 기자 (dahl@sisapress.com)
  • 승인 2015.12.30 09:00
  • 호수 1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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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는 G5 성공이 관건, 전기차 산업이 계열사 견인할 것
LG전자가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으로 꼽히면서 3개월 동안 꾸준히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 그래픽=시사비즈

LG그룹 대표 계열사는 명실공이 ‘LG전자’다. 최근 LG전자를 둘러싸고 긍정적인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증권가와 정보기술(IT) 업계에선 전자가 2016년부터 반등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LG전자 주가는 28일 종가로 5만 2200원을 기록했다. 주가가 3개월 전 4만 5천원 대에서 꾸준하게 상승한 결과다. 11월부터 종가가 5만원 미만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주요 증권사 보고서 역시 “이제 바닥을 쳤다”면서 매수 의견을 내고 있다.

이는 우울했던 3분기 실적발표 시즌 때와 달라진 분위기다. 주가가 당장 실적보다 사업 전망에 따라 오른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사업 전망 역시 주가와 마찬가지로 바닥을 친 것으로 보인다.

바닥을 쳤다는 공감대는 형성되고 있지만 이제 시작이라고 LG는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모바일을 담당하는 MC사업부가 실적을 내야 과거 쵸콜릿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고 그룹 전자사업부가 비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LG 관계자는 “전자가 성장하려면 모바일이 실적을 내야 하는데 잘 되지 않고 있다. 내년도 최대 과제가 바로 스마트폰”이라고 말했다.

 

◇ ‘디커플링’ 현상으로 프리미엄 제품↑·중저가↓

LG전자 MC사업부는 개발 팀 별로 프로젝트를 여러 개 추진하는 등 내년 전 세계에 다양한 휴대폰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G4등 플래그십 모델 실적 부진을 중저가 제품 출시로 만회해왔다. 한 전자업계 관계자는 “플래그십 모델 부품은 비싸서 업체들이 중저가 제품을 많이 팔아 이익을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 중저가 제품에 대한 실적 기대는 크지 않다. 유가하락으로 남미나 동유럽 등 신흥국 경기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이미 올해부터 신흥국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MC사업부 4분기 영업이익은 776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투자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 간 선진국과 신흥국 간 디커플링(Decoupling) 현상이 심화할 거라 전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세계 경기에 따라 각국 경제 사정이 따라가는 현상을 보인다. 하지만 양적완화 성공 이후 미국, 유럽 등 일부 선진국 경기만 성장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나중혁 현대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미국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 “향후 2~3년간 선진시장이 완만한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는 실업률이 5%대로 줄면서 금리인상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미국 실업지표가 개선되고 소비지수가 회복되면서 수출 기업에겐 호재가 되고 있다. 업계에선 무엇보다 선진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업계에선 내년 출시될 G5이 LG전자 실적을 결정하리라 보고 있다. 과연 MC사업부가 절치부심 끝에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 10월 내놓은 V10 반응이 마케팅 실패로 예상보다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주 유출된 G5 사진에선 LG전자 개발팀이 V10과 경쟁제품에서 취할 것은 취하고 버릴 것은 버린 모습이 보인다. 외관은 풀메탈(Full Metal)로 꾸며 세련된 인상을 주고 지난 V10에서 호평 받았던 듀얼 카메라 기능은 그대로 살렸다. 듀얼 카메라는 한 면에 카메라가 두 개인 형태다. V10의 경우 전면 듀얼 카메라로 한 카메라 시야각이 넒어 활용도가 높았다.

여기에 G5는 삼성이 버린 SD슬롯카드를 지원하면서 대용량 메모리 사용을 원하는 소비자 마음을 잡으려 했다.

LG전자는 이밖에 TV와 가전분야에서는 이미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선 BOE 같은 중국 업체들이 디스플레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LCD 패널 등 부품 가격이 떨어져 완성품 업체의 이익이 늘 것으로 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중국 추격을 따돌리는 프리미엄 전략을 세우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기술을 강점으로 중저가 덤핑 전략을 버리겠다고 강조했다.

 

◇ 전기차 호재, 전자에서 화학까지 견인할 것

선진국 경기 상승은 전기차 업종에도 호재다. 전기차 수요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테슬라가 2013년 중국 법인을 차린 데 이어 2016년에 한국에 진출하기로 결정하면서 전기차 시장이 본격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 VC사업부는 지난 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2005년부터 10년 동안 묵묵히 신사업에 투자해온 구본준 부회장의 뚝심이 이룬 결과다.

LG전자는 GM(제너럴모터스)에 전기차 모델 쉐보레 볼트(Volt) 핵심부품과 솔루션을 공급하게 됐다. 시장장벽이 높은 전기차 부품 산업에서 구체적인 결과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LG전자는 향후 자동차 반도체와 지능형 카메라도 판매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지난해 5월 반도체 업체 실리콘 웍스를 인수했고 10월에는 미국 반도체 업체인 프리스케일사와 지능형 카메라 시스템을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지능형 카메라 시스템이란 자율주행차가 위험을 스스로 감지하고 속도, 방향 등을 제어하도록 하는 기술을 뜻한다.

자동차 부품 산업을 이끌던 구 부회장은 2016년 정기인사에서 그룹으로 돌아가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사업을 추진한다.

이미 LG전자 외에 다른 계열사들도 전기차 부품 산업 성장으로 수혜를 받고 있다. 업계에선 LG이노텍 차량 모터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보다 2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은 차량용 배터리 공급으로 실적 개선의 기회를 만났다. 지난 6일 시장조사 업체 네비건트리서치(Navigant Research)는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분야 세계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황규원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2015년이 화학부문 회복 시기였다면 2016년은 자동차 배터리 흑자전환 시기”라면서 “중대형 배터리 영업이익이 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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