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 황건강 기자 (kkh@sisapress.com)
  • 승인 2015.12.31 14:28
  • 호수 1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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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입은행 창립 40주년, 재도약의 해"
이덕훈 수출입은행장 / 사진=수출입은행

2016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열과 성을 다해 업무에 매진해주신 임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수출확대를 위해 애쓰신 고객기업과 유관기관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리며, 새해에는 하시는 모든 일에 더 큰 성취가 있으시길 바랍니다.

2016년은 우리 수은이 창립 4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입니다.

지난 40년을 돌아보면, 우리 수은은 임직원 모두가 합심해서 중화학공업 수출진흥을 선도했고, 우리 경제가 세계10위권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굳건히 뒷받침 해왔습니다.

이렇듯 그동안 우리가 국가경제 발전의 초석을 놓는 많은 일을 해왔습니다만, 앞으로 해야 할 더 많은 일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금년도 세계 경제는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의 성장동력 약화로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인 중화학공업 중심의 수출산업 역시 계속해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안팎의 거센 도전으로 우리는 지난 40년의 성취에도 만족해서 안주하고 있을 여유가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는 출발점에 서 있습니다. 우리 선배들이 우리에게 자랑스러운 오늘의 수은을 물려줬듯이 우리 후배들에게 더 발전되고 더 자랑스러운 수은을 물려줄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2016년을 “수출입은행 재도약의 해”로 정하고, 효과적인 추진을 위해 “7대 중점 업무추진방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주도적 사업개발을 통해 우리 기업의 사업기회를 창출”해야 하겠습니다.

유가 하락과 이로 인한 해외발주 물량 감소로 우리 수은의 주력산업인 해외건설․플랜트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 수은이 주도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프로젝트를 발굴해서 기업들의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초기 사업개발 단계에서부터 금융자문 등을 통해 최적의 금융 패키지를 제공하여 기업들의 수주를 최전선에서 선도하는 한편,

수주된 후에도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둘째, “보건의료, ICT, 문화콘텐츠 등 유망 분야를 중심으로 지식집약산업 지원의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야 하겠습니다.

서비스산업 등 지식집약산업의 경우, 청년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 만큼, 고객기업과 현장밀착형 소통채널 구축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우리 경제의 근간인 중소․중견기업의 국제경쟁력 확보를 지원”해야 하겠습니다.

대내외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될수록 가장 어려움을 겪는 곳이 중소기업입니다.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방 중소기업들이 지역특화기업으로 성장하고, 이를 발판으로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도록 국제경쟁력 강화에 힘써 주시기 바랍니다.

넷째, “효과적인 기업 구조조정 추진”에 역량을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우리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산업과 기업을 함께 고려한 구조조정을 통해 산업구조 재편에 기여하고 정책금융 지원의 효과를 높여야 하겠습니다. 또한, 기업별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신속한 지원을 아끼지 말 것을 부탁드립니다. 대내외 여건과 기업들의 상황을 면밀히 살펴 부디 작은 경고음도 놓치지 않고 선제적으로 대응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섯째, “경협 및 남북기금의 효과적인 운용”을 통해 개도국과 경제협력을 활성화하고 통일기반 조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하겠습니다.

2016년은 지난 9월 UN 개발정상회의에서 채택한 SDG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즉, 지속가능개발 체재가 가동되는 첫해입니다. 개도국 인프라개발, 경제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는 SDG 체제의 시작은 우리기업의 해외시장 진출기회가 더욱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기회를 활용해서 대외경제협력기금은 수은금융, 개발금융, KSP 등 다양한 지원수단과 연계하고, 중점 지원국과 지원분야에 집중하여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을 선도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남북협력기금 담당기관으로서 향후 통일시대에 “북한․동북아 개발협력 선도기관”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동북아지역 개발사업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본부간 협업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바, 이 점 유념해서 업무를 추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외에도 남북관계 변화상황도 면밀히 주시해서 북한과의 경제교류․협력에도 힘써야 하겠습니다.

여섯째,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단순한 금융지원자의 역할을 넘어 “산업관리자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하겠습니다.

이제 한국경제는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속에서 그동안의 성장방식에 안주해서는 안 되는 변곡점에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수은이 단순히 금융만 제공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중남미, 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고 산업위험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서 우리 경제체질 개선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으로 리스크관리를 강화”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지금과 같이 대내외 경제가 하방리스크에 직면한 시기에는 리스크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경제상황이 어려울 때에 오히려 지원을 늘려야 하는 정책금융기관의 업무 특성상 취약산업에 대한 위험노출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정책금융기관의 리스크관리는 상업금융기관보다 더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우리 수은의 리스크관리는 경제와 산업 전반의 안정화와 직결된다는 점을 명심해서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 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경제와 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을 통해 사전에 위험 요소를 감지하고, 여신부서와 연구소, 리스크관리 부서간 긴밀한 협조를 통해 선제적인 리스크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당부드립니다.

자랑스러운 수은 가족 여러분, 우리 수출입은행의 높아진 위상이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는 더욱 무거운 책임과 의무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창립 40주년을 맞이하는 올해가 지금껏 쉼 없이 달려온 우리의 길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새롭게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0년간 정부가 중심이 된 수출주도 성장정책에 따라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다면, 앞으로 우리 수은은 우리경제의 지속성장이 가능할 수 있도록 산업관리자로서 신성장 동력 발굴을 고민하고,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새로운 미션을 수행해야 할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40주년을 맞는 올해 우리 수은은 한국을 대표하는 정책금융기관으로서 힘찬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느끼고 있는 바와 같이 현재 우리에게는 결코 만만치 않은 고민거리들이 산적해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최근 경기침체 장기화 등으로 우리 수은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에 대한 자본금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립경영의 기반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이제 양적 확대 위주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수익률을 감안한 합리적 여신포트폴리오 운용을 통해 2016년이 내실 경영의 원년이 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동시에 여러 악재로 추락한 대외 신뢰를 빠른 시일내에 회복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러한 어려움들이 오히려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가뭄으로 강바닥이 드러난다면 위기가 될 것이나 그 위기는 강바닥에 쌓여 있는 오래된 퇴적물들을 청소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셈인 것입니다.

새롭게 생각하는 수출입은행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해온 대로 하면 잘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과거를 답습해서는 안되겠습니다. 기존의 관행과 방식에 창조적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대안, 새로운 길을 끊임없이 모색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다 같이 지혜를 모아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오던 업무를 쇄신하고,

깨끗하고 신뢰받는 수은으로 거듭나기 위해 오랫동안 쌓여온 적폐를 해소하는 일도 흔들림 없이 추진합시다.

모든 일에는 그 뜻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놓쳐서는 안 되는 시기가 있습니다. 수출입은행의 발전에 있어서 2016년은 바로 그러한 시기가 되어야 한다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러한 길을 가는데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임직원 여러분의 하나 된 마음입니다.

새해를 맞아 새로운 결의에 가득 찬 여러분의 모습에서 저는 희망을 읽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위기를 어려움으로 인식하는 소극적인 자세를 버리고, 이를 우리 수은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는 적극적인 사고와 행동이 필요한 분기점에 서 있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오늘의 결핍이 내일의 강인함을 만듭니다. 춥고 메마른 겨울을 견뎌야만 꽃을 피울 수 있습니다. 어쩌면 봄은 매서운 겨울 한 가운데서 이미 시작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려운 경제상황과 불확실한 대내외 여건이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쇄신을 위해서 기존의 틀을 깨야 하는 불편함과 두려움이 있으나, 임직원 여러분께서 다가올 봄을 위해 같이 노력해주실 것을 믿습니다.

“이기는 군대는 승리할 상황을 만들어 놓고 싸움에 임하고, 지는 군대는 전쟁을 일으킨 다음에 승리를 구한다.”고 했습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우리가 철저한 준비를 통해 새해를 맞는다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수은 100년 역사의 첫 페이지를 자랑스럽고 멋지게 장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적인 투자가 워렌 버핏은 “오늘 나무 그늘에서 쉴 수 있는 이유는 예전에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우리 후배들이 선배들을 자랑스럽게 기리며 쉴 수 있는 큰 나무를 저와 같이 심지 않으시겠습니까?

사랑하는 수은 가족 여러분, 필요한 만큼 노력하는 사람은 흔합니다. 탁월해지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보다 더 노력해야 합니다.

올 한해 어떠한 험난한 여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과 함께라면 어떤 길도 두려움 없이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와 손을 맞잡고, 2016년을 힘차게 시작해봅시다. 훗날 2016년이 수은의 도약에 큰 의미로 기억될 수 있도록 간절한 소망을 모아 노력해봅시다.

끝으로 수은가족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과 기쁨이 충만하고 소원하시는 모든 일들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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