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이주열 한은 총재 완만한 성장 예상
  • 장가희 기자 (jkh-0209@sisapress.com)
  • 승인 2015.12.31 16:18
  • 호수 1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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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체질개선 위해 구조개혁 필수" 강조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사진=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16년 완만한 경제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글로벌 불확실성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제체질 개선과 성장잠재력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31일 미리 밝힌 신년사를 통해 한국은 저출산과 부문간 불균형 등 구조적 문제들이 남아 있어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있을 구조조정 때문에 기업의 자금난이 가중되거나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 총재의 신년사 전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신년사

돌이켜보면 어느 한 해 수월한 적이 없었습니다만, 지난해 우리 경제는 실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성장을 이끌어 왔던 수출이 연초 이래 부진을 지속한 데다 예기치 못한 메르스 사태의 충격으로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기도 했습니다. 미 연준 정책금리 인상 시기의 불확실성,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국의 경제 불안 등으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습니다.'

올해 우리 경제는 세계경제의 회복세 유지, 가계의 실질구매력 개선 등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안팎의 여건을 보면 경제의 순탄한 회복을 저해할 수 있는 위험요인들이 곳곳에 잠재해 있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중국경제의 성장세 둔화, 주요국 통화정책의 비동조화 지속 등으로 국제자본 이동이 확대되면서 기초경제여건이 취약한 신흥시장국이 경제위기를 겪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이 재차 불안해지고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약화될 소지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저출산·고령화, 부문간 불균형,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동안 크게 늘어난 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미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소비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거나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가 가장 주력해야 할 과제는 경제체질을 개선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구조개혁입니다.'

금년 중 통화정책은 새로운 물가안정목표 하에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도록 완화기조를 지속하면서 금융안정에도 유의하는 방향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경제 회복세가 완만하고 물가상승압력도 크지 않은 상황이므로 당분간은 성장과 물가의 하방리스크에 유념하면서 거시경제 흐름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통화정책의 예측가능성과 유효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경제전망의 정도(精度)를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올해는 금융안정에 더욱 유의해야 합니다. 우선 정부, 감독당국 등과 긴밀히 협조해 가계부채 문제를 연착륙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나가야 합니다. 또한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기업들의 자금조달 애로가 심화되지 않도록 공개시장 운영 등을 통해 시중 유동성과 자금 흐름을 적절히 관리해야 합니다. 금년에도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국제금융시장 상황,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한 경우 시장안정을 위한 단계별 종합대책을 적기에 시행해야 합니다.'

올해 우리 경제가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예견된 위기는 더 이상 위기가 아닙니다. 우리 모두 비관론에 매몰되기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가짐으로 대처해 나간다면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한 단계 도약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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