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밥족 늘어나니 즉석·간편식 매출도 오르네
  • 고재석 기자 (jayko@sisapress.com)
  • 승인 2016.01.05 15:12
  • 호수 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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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 가구 증가에 도시락·냉동식품 인기…향후 전망도 밝아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혜리 11찬 도시락 / 사진=세븐일레븐

1~2인 가구 증가에 따라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사람들(혼밥족)이 늘면서 즉석·간편식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편의점과 오픈마켓의 즉석·간편식 매출 신장률이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했다. 결혼이 늦어지고 맞벌이 부부가 늘어난 인구구조 변화가 가장 큰 동력이라는 분석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덮밥·국밥 형태의 가정간편식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밥과 반찬을 따로 구매하기보다 3000~4000원대 가격에 식사 완제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가정간편식 매출이 전년대비 142.3%나 늘었다.

도시락 매출도 눈에 띠게 올랐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도시락 매출은 2009년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두 자릿수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작년 3월에 출시한 혜리도시락은 전체도시락 매출 2배 증가를 이끌었다. 컵밥도 새로운 혼밥 트렌드로 인기를 끌며 전년대비 매출이 67.2% 증가했다.

편의점 CU는 백종원 도시락으로 혼밥족 공략에 나섰다.

CU 측은 작년 12월 10일 출시한 백종원한판도시락·매콤불고기정식이 2주 만에 100만 개가 팔렸다고 밝혔다. 백종원 도시락의 히트로 CU의 같은 기간 전체 도시락 매출은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었다.

GS25가 2010년 출시한 김혜자 도시락은 매출 안정세에 접어든 모습이다. GS25에 따르면 김혜자 도시락은 작년 한해에만 1500만개 가까운 판매고를 올리며 추격자들을 따돌렸다.

오픈마켓의 즉석·간편식 매출 신장 열기도 뜨겁다.

G마켓 측은 지난 3년간 즉석밥·국·카레 등 즉석식품 매출이 지속적인 성장세에 있다고 밝혔다. 즉석밥은 2013년에 전년대비 2배 가까운 매출 증가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세다. 건강 간편식으로 인기를 끄는 즉석 누룽지·죽은 2014년에 전년대비 매출이 433%나 성장하면서 시장에 안착한 모양새다.

G마켓 관계자는 “1인 가구·맞벌이부부 증가 추세에 따라 용량도 적당하고 사용도 간편한 즉석식품과 가정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프리미엄 가정간편식도 출시되는 등 상품군이 다양해지고 있어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측이 공개한 자료에서도 즉석·간편식에 열광하는 혼밥족의 존재는 가시적으로 드러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 12월 14일 발표한 2015년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냉동식품 보고서에 따르면 만두·핫도그·피자·튀김류 등 냉동식품 생산량은 6년 전인 2008년과 비교해 생산량과 매출이 각각 83.7%, 148.3% 급증했다.

특히 눈에 띠는 지표는 소비자 설문결과다. 농식품부가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표본 조사를 한 결과 냉동식품을 언제 어디서 먹느냐는 질문에 가장 많은 40%가 가정에서 혼자 식사할 때라고 대답했다. 성별·연령별로는 남성과 20대에서 응답률이 유독 높게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가정간편식 수요 증가는 인구구조와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며 “2014년 1~2인 가구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맞벌이가구 비중도 41%로 확대됐다. 소규모 가구가 늘고 가정식 조리에서 제약을 받는 가구가 많아지면서 효율적 식사 수요 또는 가정식 대체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가정간편식 시장의 성장은 곧 편의점 산업의 성장을 의미한다.”라고 풀이했다.

혼인과 출산 동향을 고려하면 향후 소규모 가구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한 혼밥족의 증가는 편의점의 성장과 구조적으로 맞물려 있다. 편의점산업이 시대변화와 절묘하게 조응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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