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재계를 강타한 오너이혼 이슈..SK그룹 경영권 불확실성 확대
  • 한광범 기자 (totoro@sisapress.com)
  • 승인 2016.01.05 16:02
  • 호수 1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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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그룹 경영권 영향없는 단순 사생활...일부는 시장 우려 동반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해 12월29일 이혼 의사가 담긴 편지를 공개한 후 SK그룹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 사진=뉴스1

최태원 SK 회장의 이혼의사 편지로 재벌 총수일가 이혼이 그룹 지배구조 우려로까지 확대되며 논란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그동안 재벌 사이에서도 수많은 커플이 파경을 맞이해왔다. 대다수는 사생활의 한 부분으로 넘겨졌지만 일부는 취약한 한국 재벌 총수일가의 지배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다는 파급력을 보이기도 했다.

통계치로 봤을 때 결혼한 3쌍 중 1쌍 이상이 이혼을 하고 있는 가운데 재벌가에서도 이혼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경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재용 부회장이 2009년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장녀 임세령 대상 상무와 이혼했고, 장녀 이부진 삼성물산 사장은 오는 14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이혼소송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재계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 총수일가에선 정몽구 회장의 삼녀 정윤이 해비치호텔 전무가 결혼 20년차이던 2014년 이혼했다. 재계 3위 SK그룹에선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이 2005년 남편과 갈라섰다. 이 사장, 정 전무, 최 이사장 모두 결혼 당시 배우자가 비재벌가 평범한 사원들이어서 화제를 모았다. 이밖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 이미경 CJ 부회장 등도 이혼 경험이 있다.

이 중 이 부회장 이혼을 제외하곤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단순히 사생활로 치부할 정도였다. 기업 경영과 지배구조 등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대다수 소송전 없이 협의 이혼 절차를 밟았다.

삼성의 사례를 보면 임세령 상무는 2009년 2월 전격적으로 이 부회장을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재계에선 임 상무가 이 회장이 당시 보유한 주식 지분 가치의 절반에 해당하는 5000억원 가량을 요구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시장에선 이혼소송이 이 부회장 승계구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터져나왔다. 여론의 관심이 커지던 와중에 결국 두 사람은 소송제기 1주 후 이혼에 합의하면서 수습됐다.

최태원 회장의 이혼 결심이 시장의 관심을 끄는 것도 이 문제가 단순 개인사를 넘어서 국내 재계 5위인 SK그룹의 경영권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현재 지주회사인 SK 지분 23.4%를 보유하고 있다. 5일 종가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4조원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 최 회장은 2003년 이른바 소버린 사태를 겪으며 안정적인 지분 확보에 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이 안정적 지분 확보에 주력하며 주식 이외의 개인 재산이 거의 없거나 마이너스일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최 회장은 현재 판례상 불륜·혼외자라는 유책사유를 지녀 사실상 이혼소송 제기가 불가능하다.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은 현재 이혼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최 회장도 편지 공개 후 계열사 주가 하락과 지배력 우려 등의 논란이 계속되자 이틀 만에 편지 공개는 커밍아웃 차원이었고 이혼소송 의사가 없다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이혼을 위해 노 관장 설득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최 회장은 4일 진행된 그룹 신년하례회에 참석해 "앞장서 위기를 돌파하겠다"며 경영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등기이사 복귀도 예정대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SK를 둘러싼 논란을 계속되고 있다. 최 회장이 이혼의사를 철회하지 않음에 따라 재산분할과 관련된 관심이 여전히 뜨겁다. 노 관장에 대한 설득이 되지 않을 경우의 최 회장 행보, 협의 이혼 성사 시 재산 분할 방식, 최 회장의 후계구도 등 온갖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며 최 회장이 그룹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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