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탓에 술도 집에서 마신다...가구당 술값 지출 상승세
  • 고재석 기자 (jayko@sisapress.com)
  • 승인 2016.01.13 17:30
  • 호수 1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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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편의점 주류·안주 매출 증가
서울시내 한 편의점 냉장고에 진열된 주류 / 사진=뉴스1

직장인 서환수 씨(30)는 '집술족'이다. “간단히 맥주 마시고 싶은 날이 있는데 호프집은 너무 비싸 편의점이나 마트를 이용한다. 집에서 마시면 수입주류를 싸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혼자 시간 보내기도 좋다. 안주도 술집보다 훨씬 저렴해서 마음에 든다.”

불황 탓에 술집보다 집술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가계에서 주류 지출이 늘고 대형마트와 편의점의 주류·안주 매출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지난해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술값(가정 내 소비)은 전년동기대비 11.8% 증가했다. 다른 소비지출분야와 비교하면 상승세가 뚜렷하다.

3분기 전체 소비지출은 0.5% 감소했다. 공과금을 제외하면 식료품과 오락 지출이 각각 2.7%, 4.6% 늘었다. 주류와 담배만 두 자리 수 비율로 지출이 증가했다. 담배 지출 증가는 가격인상 효과 영향이라면 주류 지출은 온전히 수요 증가때문에 늘었다. 2014년 이후 가정 내 주류지출은 계속 늘고 있다.

유통업계 매출 현황을 보면 주류 지출 증가세는 확인하다.

이마트의 경우 오징어·어포 등 간편 안주 매출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안주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1% 증가했다. 이번달도 14% 늘었다. 주류도 많이 팔렸다. 지난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 이번 달은 5% 판매량이 늘었다.

GS25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31.6%나 늘었다. 안주 판매량도 크게 증가했다. 육포 등 축산안주류는 38.4%, 오징어·쥐포 등 수산안주류는 26.4% 많이 팔렸다. 지난해 소주와 맥주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30.7%와 20% 늘었다.

주류업계는 이같은 추세에 발맞춘 상품을 내놓고 있다. 롯데주류는 지난해 12월 순하리 시리즈를 페트 제품으로 출시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휴대가 간편한 제품을 찾는 젊은 소비자의 취향을 반영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페트 소재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집술족이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소주 출고가가 오르면서 식당들이 주류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또 소비 침체 탓에 외식 지출도 줄고 있다. 이로 인해 술집보다는 집술을 찾는 이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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