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콘텐츠 시장, 대전환 시작되나
  • 민보름 기자 (dahl@sisabiz.com)
  • 승인 2016.01.13 18:16
  • 호수 1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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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성장 가능성↑ 케이블 SO엔 악재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11일 로엔 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발표하며 카카오 플랫폼과 로엔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 사진=카카오

2016년을 기점으로 콘텐츠 시장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전망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우선 이동통신, 포털 업계가 콘텐츠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다양화, 첨단 기기 출시로 콘텐츠 수요도 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CJ E&M과1000억원 대 공동 펀드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콘텐츠 투자를 본격화했다. CJ헬로비전 인수금액까지 합치면 1조원이 넘는다.

이형희 SK 사업 총괄은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에서 “SK브로드밴드가 기획하고 공동제작한 뽀로로 같은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도 7일 가상현실(VR) 콘텐츠 제작 업체 AVA 엔터테인먼트와 공동으로 자체 360도 VR콘텐츠 제작에 나선다고 밝혔다.

포털 업계도 움직이고 있다. 웹 드라마는 시작에 불과했다. 카카오는 11일 로엔 엔터테인먼트를 1조 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통신 업계에 이어 포털 업계에서도 콘텐츠 사업에 조 단위 투자가 나오고 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이 가진 음악 컨텐츠를 결합시키겠다”면서 “무한한 시너지 창출로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좋은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사업전략을 설명했다.

로엔 엔터테인먼트는 음원 유통 서비스 멜론 뿐 아니라 연예·콘텐츠 기획력도 갖춘 통합 콘텐츠 회사다. 업계에선 카카오가 다음tv 등을 통해 자체 콘텐츠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통신, 포털 업계가 콘텐츠 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콘텐츠 자체 수익 외에도 트래픽 발생 수익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업계에선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수요 증가로 LTE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가 늘고 있다.

포털도 접속자가 늘어 트래픽이 발생하면 광고 수익을 볼 수 있다. 구글은 이제 콘텐츠 제작자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IPTV(인터넷 프로토콜 TV)와 OTT(Over the Top) 서비스가 대중화하면서 콘텐츠 사업 자체 시장성도 높아지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가 늘면 콘텐츠 수요가 늘면서 콘텐츠 사업자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콘텐츠를 제공하는 채널사용사업자(PP)들은 지역 독점 사업자인 유선방송사업자(SO)에게 의존하고 있었다. 한 업계 전문가는 “한국에서 네트워크 환경이 급속하게 개선된데 비해 콘텐츠 수급 상황은 제자리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지고 있다. 업계에선 CJ그룹이 CJ헬로비전을 SK텔레콤에 매각한 데 대해 플랫폼 없이 콘텐츠 사업만으로 독립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반면 SO업계는 점차 콘텐츠 수급에 불리해지고 있다. SO협의회는 13일 기자회견에서 지상파가 요구하는 무료 VOD 공급 대가 15%인상안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SO업계는 이 제안에 반대하다 지난해 11월 KT에 이어 IPTV업계가 이 제안을 수용하자 입장을 바꿨다.

한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대기업이 하는 IPTV와 콘텐츠를 두고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SO가 많이 불리한 상황”이라면서 “지상파 뿐 아니라 다른 콘텐츠를 공급받을 때도 다른 업계와 경쟁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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