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思無邪] 유일호 부총리의 중국 경제 낙관론 우려스렵다
  • 이철현 편집국장 (lee@sisapress.com)
  • 승인 2016.01.19 16:07
  • 호수 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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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경제위기 가정하고 대응책 마련해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현실 인식이 우려스럽다. 유 부총리는 중국 경제 움직임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경제 관료 중 중국 경제 낙관론을 펼친 이가 드물다보니 외국 언론도 유 부총리 발언을 보도하고 있다.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9일 자 ‘한국, 중국 경제 전망을 낙관하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발언을 인용하며 “한국 기획재정부 장관이 중국 경제동향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일호 부총리는 “중국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는 데다 동의하나 중국은 연착륙에 성공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탈)이 상당히 안정적이다”라고 밝혔다.

한 나라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관료다보니 시장 패닉을 경계해 하는 말이길 바란다. 하지만 유 부총리가 정말로 중국 경제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면 큰일이다. 경제 관료로는 낙관론자보다 비관론자가 적합하다. 호경기에 경제 관료가 할 일이 많지 않다. 불경기나 위기시 경제 관료의 활약이 절실하다.

세계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우세하다. 올해 들어서만 전 세계 주식시장에서 4조 달러가 증발했다. 중국 경제침체와 위안화 평가절하에 대한 우려가 공포로 이어진 탓이다. 시장 전문가나 투자자 사이에선 비관론이 확산되면서 주식을 팔아치우고 채권을 매입하라는 주문이 쏟아졌다.

신흥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경제마저 중국발 경제위기 우려 탓에 요동치고 있다. 특히 신흥국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값 하락으로 이미 위기에 빠졌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더욱이 유 부총리는 “중국 무역수지가 건실해 중국 경기 침체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한국 경제는 중국 경기하락 영향을 받아 흔들리고 있다.

대(對) 중국 수출은 한국 총수출의 2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경기 침체 탓에 한국 제품의 중국향 판매액은 지난해 5.6%줄었다. 중국 자동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현대차는 판매 감소로 악전고투하고 있다. 중국 건설경기가 하락한 여파로 중국 수출물량이 크게 줄었다. 이 탓인지 포스코는 1968년 창사이래 첫 연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정책은 정확한 현실 인식에 기초해야 한다. 신흥국, 선진국 가리지 않고 전 세계 정부 당국은 중국 경제 경착륙 여부를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유일호 경제팀이 지나친 낙관론에 빠진 나머지 중국발 경제위기 발발시 대응책 마련에 실기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 기우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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