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기로에 선 아시아나항공, 선택과 집중으로 위기 돌파
  • 송준영 기자 (song@sisapress.com)
  • 승인 2016.01.19 17:46
  • 호수 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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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익 노선 탈피...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등 수익성 개선 전략
아시아나항공 A380. / 사진=아시아나항공

저비용항공사 성장, 재무 상태 악화 등으로 궁지에 몰린 아시아나항공이 선택과 집중으로 위기 돌파에 나선다.

아시아나항공은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못 갚는 한계기업 상태가 4년 동안 지속 중이다. 여객 부문에선 저비용항공사 성장으로 설 자리를 점차 잃어가고 있다. 경영정상화 방안을 꺼내 들었지만 노조 등 구성원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위기를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수익 구조 개선을 위해 저수익 노선을 에어서울에 이관한다. 항공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적 항공사에선 처음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도입한다.

◇ 안팎으로 위기인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은 내홍을 겪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사는 해를 넘겨 임금 협상을 진행 중이다. 18일에는 사측이 승무원·정비사·일반직 등으로 구성된 일반 노조에 단체 협약 해지를 통보하는 초강수를 뒀다. 일반노조가 과도한 유급조합 활동(근무열외) 보장을 주장하며 단체협약 갱신교섭을 교착 상태에 빠뜨렸다는 게 요지다.

아시아나항공 노조 역시 사측에 날을 세우고 있다. 영업이익으로 금융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재무구조를 만든 건 경영진 책임이라며 구조조정의 칼날은 노동자가 아니라 잘못된 경영으로 회사를 이 지경까지 내몬 경영진에게 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시아나항공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이자보상비율(배)은 0.7배다. 이는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갚지 못하는 형편이다. 아시아나항공 지난해 3분기말 차입금 규모는 8조1893억원이며 부채비율은 856.5%다.

바깥일도 잘 풀리지 않는다. 핵심 사업인 항공운송 부문이 어려움에 처했다. 특히 항공운송부문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중·단거리 국제 노선을 저비용항공사(LCC)에 내주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저비용항공사 국제선 점유율은 16.2%로 5년 전 5.1%보다 3배 이상 높아졌다. 성장률도 저비용항공사가 대형항공사를 앞선다. 지난해 11월 기준 5개 저비용항공사 성장률은 54.6%다.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국적사들의 국제선 성장률은 10.3%에 그쳤다.

아시아나항공 여객 매출 비중은 중국 노선 21%, 동남아시아 20%, 일본 12%로 이들 세 곳이 전체 여객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노선 점유율이 저비용항공사로 인해 낮아지면 앞으로의 수익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 샌드위치 된 아시아나항공, 선택과 집중의 묘수 성공할까

아시아나항공은 넛 크래커(nut cracker) 상황에 직면했다. 저비용항공사는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단거리 시장을 키워가고 있고 대한항공과 외항사들은 서비스 경쟁력으로 장거리 노선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샌드위치 상황을 빠져나간다는 전략이다. 먼저 적자 노선을 정리한다. 공적 성격을 띄는 대형항공사 특성상 쉽사리 적자노선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객 부문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2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3월 미얀마 양곤, 인도네시아 발리 운항을 중단을 선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노선 수익성 향상을 위해 에어서울도 이용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일본 지선과 동남아 심야노선 등 11개 노선을 순차적으로 에어서울에 이관할 예정이다. 해당 노선들은 국적 저비용항공사와의 경쟁에서 밀려 적자 수익구조가 고착됐다. 아시아나항공은 고비용 노선은 에어서울에 넘기고 고수익 노선을 통해 영업이익 개선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저가 수요에 맞춰 A380 기종을 제외하고 퍼스트클래스를 없앴다. 퍼스트클래스보다 비즈니스 클래스 좌석이나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운용하는 것이 수익을 올리는데 효과적이라 판단한 것이다.

대신 아시아나항공은 기존 이코노미 좌석보다 넓은 장거리 노선의 비즈니스 클래스는 180도 펼 수 있는 침대형 좌석으로 업그레이드해 프리미엄 서비스 경쟁력을 공고히 할 예정이다. 또 올해 도입하는 A350에 국적 항공사에선 처음으로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채용한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를 통해 신규 수요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는 “아시아나항공은 호텔, 리무진, 정보통신 등 사업을 벌이고 있는 대한항공과 달리 부대사업이 부족해 수익구조가 다양하지 못하다”며 “저비용항공사 약진과 대한항공, 외항사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과거처럼 모든 노선과 항공서비스를 제공하기보다 수익성이 높은 부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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