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운전자들 "겨울철 운전 못하겠다"하소연
  • 정지원 기자 (yuan@sisapress.com)
  • 승인 2016.01.19 17:53
  • 호수 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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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날씨에 주행거리 떨어져...충전시설은 관리 미흡
서울시 전기차 택시 / 사진=르노삼성

용산역 앞에서 파란색 택시를 탔다. 서울시 공식 택시 색깔은 꽃담황토색이지만 전기차 택시는 파란색이다. 전기차 법인택시 8개사 25대, 개인택시 약 30대가 전기차 택시로 운영 중이다.

장시간 운행해야 하는 택시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주행거리(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다. 겨울철에는 배터리 성능이 감소해 완전히 충전하더라도 주행거리가 급격히 감소한다.

이석준(가명) 택시기사는 “새벽에 강남에서 일산 가자고 하면 전기차 기사들은 긴장해요. 갔다가 돌아올 전기가 없을 수도 있거든요. SM3 ZE는 주행거리가 138㎞지만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완충해도 70~80㎞밖에 못갑니다”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휘발유 차량은 연료가 떨어지면 보험회사의 긴급출동서비스를 통해 비상급유가 가능하다. 그러나 전기차는 전기가 떨어져 멈추었을 경우 구조방법이 견인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모든 보험회사가 같다. 현재로서는 충전기술이 없기 때문에 방법은 견인뿐”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소의 위치는 충전인프라 정보시스템(http://www.ev.or.kr/monitor.do)을 통해 알 수 있다. 웹사이트에서 충전소를 검색하면 현재 충전 중인 충전소는 빨간불로, 대기중인 충전소는 초록불로 표시된다.

다른 차량이 충전중인지 확인하지 않고 충전소에 가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인근 충전소로 이동하기엔 전기가 부족할 수 있다. 행여나 난방이라도 한다면 잔여 주행거리는 더 짧아진다.

충전인프라 정보시스템에서 충전소 정보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어 충전소 이용이 쉬워 보인다. 그런데도 충전소 사용 민원이 계속해서 제기되는 이유는 충전기 관리 미흡 때문이다.

서울 시내 전기차 충전소는 모두 38군데다. 이중 영등포구청 환승공영주차장, 서울의료원, 노원에코센터 세 곳은 다른 차가 충전중인지 확인이 안 된다. 충전기 정보를 인터넷에 알려주는 모뎀이 아직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충전기 설치를 담당하는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12월 28일 이들 충전기 세곳을 개선했다고 공지했다. 공단은 3주 넘게 지났으나 모뎀설치를 미뤄 왔다. 아직 모뎀 설치 날짜도 확정짓지 못했다.

공단 관계자는 "다음주부터 충전기에 모뎀을 설치해 충전상황 알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국적으로 충전기가 흩어져 있어 어디를 먼저 설치할 지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전기차 충전소 38곳 중 22곳(60%)이 24시간 이용가능하다. 완속충전하면 차종에 따라 4~6 시간 소요된다. 밤새 주차한 상태에서 완속충전할 수 있는 곳은 60%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또 마트 내 설치된 충전소는 마트 휴무일에는 이용할 수 없다. 기아차 Ray 모델을 운전한 지 2년 차인 박성우씨는 “목동 홈플러스나 하남이마트 내 전기차 충전소를 자주 이용한다”며 “마트 내 충전소는 휴무일이나 마트 영업시간 이후에는 이용할 수 없어 불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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