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민영화, 연내 어렵다"
  • 이준영 기자 (lovehope@sisapress.com)
  • 승인 2016.01.20 15:15
  • 호수 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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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낮고 매수자 없고 '첩첩산중'
이광구 우리은행장(사진)의 제 1임무는 우리은행 민영화다. 그러나 올해 말까지인 이 행장 임기내 우리은행 민영화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 사진=뉴스1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제 1임무는 우리은행 민영화다. 그러나 올해 말까지인 이 행장 임기내 우리은행 민영화가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2014년 12월 이광구 행장은 2년 임기로 행장직을 시작했다. 그의 첫번째 주 임무는 우리은행 민영화였다. 그러나 지난해 민영화 목표는 잡히지 않았다. 올해 상반기까지 우리은행을 민영화하지 못하면 연내 역시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 10월부터는 은행장 선임 작업에 돌입하면서 민영화 동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우리은행 민영화는 그간 네 번 실패했다. 이에 지난해 정부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우리은행 지분 51.04%를 4~10%씩 나눠 파는 과점주주 매각방식으로 전환했다. 아부다비투자공사(ADIC) 등 중동 지역 국부펀드가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저유가 심화로 중동 국부펀드들은 세계 투자금을 회수하고 신규 투자를 피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돼 사실상 중동 국부펀드와의 지분 매각 협상은 어렵다"고 말했다.

새해가 되자마자 이 행장이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 유럽 출장을 가는 것도 중동 국부펀드와의 협상이 난항임을 증명한다. 이 행장은 다음달부터 유럽 투자 유치를 위해 직접 영국, 독일 등을 돌며 투자설명회(IR)를 실시한다.  

그러나 유럽에서의 투자자 유치도 쉽지 않다. 우리은행 주가가 공적자금 회수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종가 기준 우리은행 주가는 8350원이다. 공적자금 회수 기준 주가 1만3200원보다 4850원 낮다.

정부와 우리은행은 헐값 매각이라는 비판을 감수하며 파는 것이 어렵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지난 5일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우리은행 주가가 1만3000원은 가야 정부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은행업 성장 둔화로 우리은행 주가가 단기간 안에 오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우리은행 자체 수익성은 은행업 과점으로 자체 성장이 어렵다"며 "증권·캐피탈 등 자회사들을 모두 팔아 시너지도 기대할 수 없다. 우리은행 주가가 다른 은행보다 많이 오르기 어렵다"고 말했다.

우희성 국제금융센터 연구원도 "최근 국내 은행권 성장 둔화에 한계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부실자산 증가 우려가 가세했다.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경계감이 커졌다"며 "가계·기업 부문의 대출 부실 여지가 커지는 가운데 은행권의 수익성 부진, 자산성장성 둔화 등이 단기간 안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우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우리은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2다. 신한은행 0.65, 기업은행 0.48, 국민은행 0.46, 전북은행 0.35보다 낮다.

그는 "국내 은행주 주가순자산비율은 코스피 평균 0.92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0.65~0.30 수준"이라며 "은행주 주가순자산비율이 오랫동안 낮은 상황이다. 시장에서 국내 은행들의 장부에 나타나지 않는 부정적 부분을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우리은행 민영화가 내년에도 쉽지 않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유럽쪽이나 중동 쪽 모두 우리은행 매각을 위한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며 "상반기에 민영화가 안되면 하반기는 은행장 준비 작업으로 민영화 동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럼 내년으로 민영화가 넘어가는데 내년에는 박근혜 정권 마지막 해다"며 "민감한 우리은행 민영화 이슈를 정권 말기에 해결하는 것보다 다음 정권에 넘길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광구 행장의 민영화 의지가 높아도 정부와 주변 여건이 도와주지 않으면 어쩔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은행 주가가 공적자금 회수 기준 주가보다 낮으면 정부 입장에서 매각을 하지 않은 혹은 못한 핑계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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