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일로' OCI, 3세 이우현 사장 경영능력 도마위로
  • 송준영 기자 (song@sisapress.com)
  • 승인 2016.01.21 08:30
  • 호수 1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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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한 OCI머티리얼즈는 호실적···집중한다던 태양광은 영업손실 내
이우현 OCI 사장. / 사진=OCI

오너 3세인 이우현 OCI 사장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이수영 OCI 회장 장남인 이 사장은 2013년 대표가 된 이후 태양광 시장 성장을 예상하고태양광 사업에 집중투자했다. 하지만 같은 태양광 사업을 하는 기업인 한화큐셀과는 반대로 안정적인 실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객사들이 폴리실리콘 장기 계약을 취소하는 등 뼈아픈 상황이 나오고 있다. 

반면 태양광에 집중한다는 명분으로 지난해 SK에 매각한 OCI머티리얼즈는 최고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사장의 결정이 성급했던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사장이 주력하겠다던 태양광 사업이 좀처럼 빛을 못 보고 있다. 이 사장은 지난해 2분기 기업 설명회에서 “2018년까지 전세계 태양광 시장이 67GW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가 경쟁력을 갖춰 2018년에는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20% 이상의 점유율을 달성하겠다”며 태양광 시장에 집중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OCI는 지난해 12월 30일 도이치솔라와 체결했던 4381억원, 2677억원 규모 폴리실리콘 공급 계약 2건이 각각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2014년 매출 대비 약 8.5%에 해당한다. OCI는 태양광 시장 급변에 따른 계약 상대방의 계약 해지 요청이라고 계약 해지 이유를 밝혔다.

OCI가 고전하는 이유는 생산하는 태양광 핵심 재료인 폴리실리콘이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진 데 있다. 폴리실리콘 가격 정보제공 사이트 피브이인사이트닷컴(PVinsights.com)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고순도(9N) 폴리실리콘 현물가격은 킬로그램(㎏)당 13.01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당 19~20달러 수준에서 30% 떨어졌다. 2012년 12월 15.35달러 이후 최저 수준이다.

OCI에게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은 치명적이다. 2014년 폴리실리콘 제조가 포함된 베이직 케미컬 사업 부문 매출 비율은 58%였다. 폴리실리콘 등 태양광 산업 관련 소재만 따로 빼더라도 매출 비중이 전체 50%를 차지한다. 폴리실리콘 업황이 좋지 않으면 OCI 절반이 흔들리게 되는 셈이다.

 

실제 OCI는 지난해 3분기에 영업손실 351억8800만원을 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2.9% 감소한 것이다. 베이직 케미컬 부문만 지난해 3분기에 220억원 영업 손실을 냈다. 증권업계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도 OCI가 영업손실 200억원에서 3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사장이 안정적인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위해 설립하겠다던 일드코(Yield co)도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일드코는 자산을 바탕으로 상장을 한 뒤 주식을 발행하고 수익의 대부분을 투자자에게 배당금으로 돌려주는 특수목적 법인이다. 차입으로 인한 재무 부담을 덜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미국 퍼스트솔라, 선파워 등 에너지 업체들이 자주 사용하는 전략이다. 

 

OCI는 그동안 재무구조에 부채로 인식되는 태양광 발전소의 운영 사업에는 소극적이었다. 수천억원, 수조원대에 이르는 프로젝트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선 차입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 부채비율이 높아진다. 이 탓에 신용등급이 악화되면 수익성이 좋은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도 팔아야 하는 악순환이 이어졌었다.

 

이러한 이유로 OCI는 지난 8일에도 미국 텍사스 주 하스켈(Haskell)시에 위치한 106㎿ 규모 알라모(Alamo)7 태양광발전소를 미국 에너지 회사인 콘에디슨디벨롭먼트(ConEdison Development)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매각 대금은 2억269만달러(약 2714억원)다.

 

경영 상황이 악화되자 OCI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자도 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OCI는 1일부터 직원 3000여명에서 150~300명 정도의 감원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지난해 11월 이 사장이 과감하게 매각한 OCI머티리얼즈는 호성적을 내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OCI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4년 대비 327% 증가한 112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도 3380억원을 기록하며 2014년 대비 60% 성장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775억3252만원으로 470% 급증했다.

 

업계 전문가는 “OCI머티리얼즈는 꾸준한 성장이 전망되는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만 인수가의 20%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이유로 당시에도 급하게 알짜사업을 파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었다”며 “이러한 평가를 뒤집기 위해선 올해에는 태양광 사업에서 성과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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