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패닉] 증시 14% 폭락...유가, 중국, 미국 '3중고'
  • 윤민화 기자 (minflo@sisapress.com)
  • 승인 2016.01.21 15:27
  • 호수 137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1일 아시아 주요 증시 일제히 하락
FTSE세계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가량 떨어졌다. / 사진=파이낸셜타임즈

세계 증시가 공황 상태에 빠졌다. 국제 유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한 탓이다.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에 국제 유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전문가 다수는 세계 증시 급락이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 탓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연준은 지난 12월 미국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한 바 있다.

20일(현지시간) 전 세계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20일(현지시간) FTSE 세계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 하락했다.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14% 떨어졌다.

미국 뉴욕 증시 주요 지수 모두 떨어졌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6(249.29포인트), S&P500지수는 전날과 비교해 1.17%(22.00포인트), 나스닥지수는 0.12%(4.26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홍콩 증시가 크게 떨어졌다. 20일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21%(351.68포인트) 떨어진 8025.12에 마감됐다. 80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2009년 4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날과 비교해 1.03%(31.05포인트),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71%(632.18포인트), 대권 가권지수는 전날과 비교해 1.98%(155.76포인트) 떨어졌다.

21일 아시아 증시 모두 하락세다.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오후 2시49분(현지시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73%(283.94포인트) 떨어진 19132.25를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오후 2시10분(현지시간) 기준 전날과 비교해 1.02%(30.24포인트), 홍콩 항셍지수는 오후 2시10분(현지시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1.29%(244.25포인트) 하락했다.

국내 증시도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27%(4.92포인트), 코스닥 지수는 전날과 비교해 0.57%(3.84포인트) 떨어졌다.  

올해 초 미국 증시는 역사 사상 최악을 기록했다. 영국, 프랑스, 일본 증시도 지난해 최고치보다 20% 이상 떨어졌다. 미국 뉴욕 증시는 이전 최고치와 비교해 10%이상 떨어졌다.

세계 증시 하락의 주요 원인은 중국 경제 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이다. 또 미국 중앙 은행의 통화 정책도 한몫 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결정이 잘못됐다는 주장이 강하다.

20일(현지시간) 오는 2월 서부 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3% 떨어졌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과 비교해선 28%가량 하락했다.

국제 유가 하락은 공급 과잉과 수요 부족 탓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미국 등 세계 주요 산유국은 원유 공급에 불을 지폈다. 반면 중국 원유 수요는 크게 줄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다.

컨설팅 회사 에너지시큐리티는 2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중국 원유 수요가 2015년부터 2030년까지 56% 줄어들 것"이라며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수요 성장 속도보다 느리다"고 분석했다.

메간 우 ASAI 아시아 분석가는 “중국 제조업은 에너지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바뀌는 추세"라며 “소비 트렌드가 변한 이상 (원유) 공급도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 원유 공급 삭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신흥국 증시도 큰 타격을 받았다.

베른트 버그 프랑스 투자은행 소시에테 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20일 신흥국 증시는 검은 웬스데이(Black Wednesday)였다"고 말했다. 이날 신흥국 증시, 통화가치가 크게 떨어졌다는 뜻이다. 20일 신흥국 증시는 2009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신흥국 시장에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다.

스티븐 젠 헤지펀드메니저는 “세계 증시에 대한 미국 연준의 바뀐 태도가 이번 패닉을 이끌었다”며 “연준은 한번도 전지전능한 적이 없다. 공격적인 통화 정책을 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증시 매도세가 심했다. 이번 경험으로 (연준의 무능함이) 들통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로드 모건스탠리 신흥국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항상 존재하는 위험 요소였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신흥국 증시와 통화 가치를 끌어내렸다는 뜻이다.

태드 리벨르 TWC 수석 투자연구원은 “미국 연준은 세계 증시를 오랜 시간동안 무시하고 외면해왔다"며 “주식 시장과 연준의 계획이 빗나가더라도 그리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이 세계 증시를 무시한 결정이라는 주장이다.

신흥국 증시에 대해선 알베르토 갈로 RBS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에 대한) 다음 위협 요소는 중국 증시"라며 “중국발 위험이 구체화되면 전 세계 증시가 또 다시 요동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세계 증시 폭락에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는 늘었다. 특히 고수익 국채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영국 국채, 독일 국채, 일본 국채 수익률은 각각 1.96%, 1.62%, 0.48%, 0.21%까지 떨어졌다.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대표 안전 자산인 금 값도 치솟았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