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뒤집어 보기] 아이오닉은 프리우스를 넘을 수 있을까?
  • 박혁진 기자 (phj@sisapress.com)
  • 승인 2016.02.0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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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월 7일 현대자동차가 기존 자사 라인업에 없던 새로운 차량을 공개했습니다. 바로 ‘아이오닉’이라는 하이드리드차입니다. 현대차는 그동안 아반떼와 쏘나타, 그랜저 등의 트림 중 하나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지만, 온전히 하이브리드 전용으로만 개발한 차는 아이오닉이 처음입니다. 언론을 통해 아이오닉을 접한 동호회 회원들이나 자동차 마니아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일단 외관 자체가 고급스러운데다가, 현대차가 공개한 제원이나 연비 역시 준수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현대차가 이런 저런 자료를 통해 아이오닉의 첨단기술을 설명했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택하는 고객들은 아무래도 연비와 차량가격을 우선적인 기준으로 판단할 것입니다. 현대차가 발표한 아이오닉의 가격은 2290만원부터 시작합니다. 2000만원대 초반의 차량이 리터당 20㎞ 이상의 실연비가 나올 수 있다면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가성비가 될 것입니다. 

현대차가 새로 라인업에 추가한 아이오닉 ⓒ 연합뉴스

자동차 전문가들의 관심사는 그동안 하이브리드 전용차의 끝판왕으로 불린 도요타의 프리우스를 넘어설 수 있냐는 것입니다. 프리우스는 1997년 첫 선을 보인 세계 최초의 하이브리드 전용차로, 19년 동안 전 세계에서 350만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이자 스테디셀러 차량입니다. 그만큼 세계 시장의 소비자들로부터 인정 받은 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현대차가 공개한 제원이나 연비 등을 보면 아이오닉의 직접적 경쟁 모델은 바로 이 프리우스입니다. 도요타 입장에서는 이제 첫 선을 보인 아이오닉이 프리우스를 경쟁모델로 삼는다는 것이 기분 나쁠 수 있겠지만, 현대차는 프리우스가 선점한 시장을 잠식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아이오닉이 20년 가까운 기술을 축적해 온 프리우스를 넘어설 수 있을까요. 자동차를 판단함에 있어서 회사가 공개한 자료만큼이나 소비자들의 불신을 사는 것은 없어 보입니다. 연비에서 속고, 배기가스 배출량에서 비일비재하게 속아왔으니까요. 따라서 현대차가 발표한 자료를 믿는 것은 독자들의 몫입니다. 기자 개인의 판단으로는 가격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3000만원대의 도요타보다 2000만원대 초반의 아이오닉은 800만원 가까이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아이오닉과 프리우스를 비교하는 기사에서 한 가지 간과한 것이 바로 내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 동호회 가운데서 프리우스 동호회만큼 프리우스에 대한 애착을 가지고 있는 곳이 별로 없습니다. 프리우스 예찬론자들이 하나같이 하는 얘기가 탈수록 그 매력에 흠뻑 빠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프리우스 동호회에서는 수십만 킬로미터를 달렸는데도 고장 한 번 나지 않고, 연비가 저하되지 않는다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입소문이 바로 오늘날의 프리우스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현재 아이오닉의 출시가격만 보면 아이오닉이 시장에 연착륙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아이오닉이 도요타의 프리우스처럼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는 하이브리드 전용차가 될지 여부는 적어도 3년 내지 5년은 지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도 프리우스와 같은 내구성을 인정받는다면 아이오닉은 비로소 프리우스의 강력한 경쟁자가 되겠죠. 따라서 지금 당장 아이오닉이 프리우스를 넘어설 수 있느냐를 따지는 것은 시기상조가 될 것입니다. 

아이오닉이 진짜 프리우스의 대항마가 되기 위해서는 현대차가 마치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험 삼아 내놓은 듯한 느낌을 주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지 않는 AS정책과 아이오닉을 전략모델로서 꾸준히 팔로업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때, 소비자들 스스로가 아이오닉의 홍보대사가 될 것입니다. 과거 현대차의 테라칸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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