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총수일가 지분 2.4%로 그룹 지배,ㅁ 신격호 지분 0.1% 불과
  • 한광범 기자 (totoro@sisapress.com)
  • 승인 2016.02.0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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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허위보고 혐의 제재 착수...롯데 "역사적 특수성 반영...개선중"
공정거래위원회는 1일 국내·해외 계열사 소유현황 등을 포함한 롯데그룹 지배구조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 사진=뉴스1

베일에 쌓였던 롯데그룹 해외 계열사 소유 현황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신격호 총괄회장 총수일가가 지분 2.4%로 국내·해외 계열사 출자 등을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었다. 특히 신 총괄회장 지분은 0.1%에 불과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가 제출한 자료를 근거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롯데 해외 계열사 소유 현황 등을 1일 공개했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롯데는 익히 알려진대로 일본 광윤사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었다. 광윤사는 총수일가가 소유하고 있는 포장재 업체다. 경영권 분쟁이 촉발된 이후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해임하고 대표에 올랐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를 지배한다. 광윤사는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지만 종업원지주회(27.8%), 계열사(20.1%), 롯데스트래티직인베스트먼트(LSI), 임원지주회(6.0%) 등의 지지를 받는 신 회장이 실질 지배하고 있다. 이 같은 롯데홀딩스가 다른 일본 계열사와 호텔롯데 등 국내 주요 계열사를 직접 지배하며 신 회장의 경영권이 유지되고 있는 구조다.

총수일가는 한국과 일본에서 상호출자·순환출자 등 복잡한 계열사 간 출자를 통해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롯데쇼핑·대흥기획·롯데제과를 축으로 하는 67개 순환출자로 지배력이 유지되고 있다. 순환출자고리 67개는 국내 대기업 전체 순환출자 고리 94개의 71.3%에 달하는 규모다. 일본에서는 롯데홀딩스를 중심으로 형성된 2개의 상호출자와 4개의 순환출자가 핵심이다.

아울러 한국 계열사 중에서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99.3%)를 포함해 부산롯데호텔(99.9%), 롯데물산(68.9%), 롯데알미늄(57.8%) 등은 대부분 비상장사로 일본 계열사 지분 비중이 높았다. 상위 10대 대기업 중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회사가 비상장인 경우는 롯데가 유일했다.

롯데의 86개 국내 계열사 중 상장사는 8개(9.3%)에 불과했고 내부지분율은 85.6%로 매우 높았다. 롯데는 그동안 국내 계열사에 출자한 해외 계열사를 총수일가 관련자가 아닌 기타 주주로 신고해 내부 지분율이 62.9%로 낮게 산정돼 왔다. 공정위는 이 부분이 허위 신고에 해당한다고 보고 조사에 나섰다.  

롯데그룹 주요 소유 지분도(2015년 10월말 기준, 단위 %) / 자료=공정위

롯데그룹 주요 소유 지분도(2015년 10월말 기준, 단위 %) / 자료=공정위

총수일가는 일본 롯데를 중심으로 일본에 36사, 스위스에 1사 등 총 37개 해외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총수일가는 광윤사와 롯데홀딩스 등 7개 해외 계열사 지분을 직접 소유하고 있었다. 다른 30개 해외 계열사는 롯데홀딩스를 통해 지배하는 구조였다.

또 일본 롯데가 해 사업을 위해 직간접적으로 출자한 해외 계열사는 267개에 달했다. 이 중 15사를 일본 롯데가 직접 지배했고 한국 롯데를 통한 간접 지배는 252사였다.

공정위는 신 총괄회장에 대해 상호출자제한 자료 미제출·허위제출 혐의와 11개 롯데 계열사 주식 소유 현황 허위 신고·공시 등의 혐의로 사건 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롯데가 공정위에 제출한 자료가 기존에 제출·공시된 자료와 차이가 확인된 부분을 중심으로 조치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공정위 발표에 대해 "롯데 지배구조는 일본에서 사업에 성공한 신 총괄회장이 일본 회사 수익금을 투자하며 한국 롯데를 설립하게 된 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그동안 일본 롯데 계열사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이 일부 미진했던 부분은 한일 롯데 경영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고의성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호텔롯데 상반기 내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경영투명성 확보 차원뿐 아니라 일본 롯데 계열사들의 한국롯데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9만5000여개에 달하던 순환출자 고리를 지난해 12월말 기준 67개로 줄였다며 "앞으로도 내외부 전문가와 함께 순환출자 고리 완전 해소와 지주회사 전환을 중장기적으로 추진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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