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특집 대선 후보 가상대결] 반기문 45.2% vs 문재인 20.7% vs 안철수 14.5%
  • 이승욱 기자·김명지 인턴기자 (sisa@sisapress.com)
  • 승인 2016.02.02 15:01
  • 호수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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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어도 식지 않는 ‘반기문 대망론’

2016년 병신년(丙申年) 새해를 맞은 정치권에는 예외 없이 격랑이 일고 있다. 지난해 이른바 ‘유승민 퇴출 파동’을 한 차례 겪었던 새누리당은 해를 넘어서면서 비박(非박근혜)계와 친박(親朴)계 간 갈등 양상이 도드라져 나오고 있다. 이른바 진박(眞朴·진실한 박근혜 사람) 진영과 화해 무드를 유지해왔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국회선진화법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을 ‘권력자’로 언급해 진박 진영과의 갈등이 다시 점화된 것이다. 야권은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핵분열한 후, 새로운 경쟁 체제를 형성하면서 합종연횡을 거듭하고 있다.

© EPA 연합

2016년을 맞은 정치권은 여느 때보다 술렁이고 있다. 2016년은 박근혜 정부가 집권 중반기를 넘어 4년 차로 접어든 해이자, 2017년 말 차기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둔 해이기 때문이다. 여권 내부에서는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간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것이고, 분열된 야권에서는 야권 내부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혈전이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4월13일 치러질 20대 국회의원 총선거는 차기 대권 구도의 향배를 가를 수 있는 분수령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여야를 막론하고 총선 결과에 따라, 유력 대권 후보들이 대선 레이스까지 굳히기를 할 수도 있고, 그동안 숨죽이고 있는 대권 잠룡들로서는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월24~25일 전국 1000명 대상 조사

시사저널은 설 명절을 맞아, 앞으로 본격화될 대선 후보 간 치열한 각축전의 양상을 점검해보기 위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밀워드브라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24~25일 이틀간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차기 대통령 적합도와 여야 대선 후보 적합도, 유력 대선 후보 간 가상대결 등 모두 15개 질문을 토대로 실시됐다.

조사 표본은 ‘비례 할당 및 체계적 추출법’으로 추출했고, 유선전화 및 무선전화를 통한 DUAL RDD(Random Digit Dialing)방식을 이용해 조사원이 직접 구조화된 질문지를 통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시사저널 여론조사 결과, 여권의 유력 대권 주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이 여권 내 경쟁 상대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뿐만 아니라, 야권의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과의 대결 구도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까지 반 총장이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른바 ‘반기문 대망론’이 해를 넘겨서도 여전히 위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번 조사에서 재확인된 셈이다.

시사저널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왼쪽)과 2·3·4위를 차지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부터). © 시사저널 이종현ㆍ최준필ㆍ이종현

차기 대통령 적합도
반기문-문재인-안철수-김무성 順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대통령으로 누가 가장 적합한가’ 묻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 중 17.7%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지목했다.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반 총장은 2위(15.2%)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오차 범위 내(±3.1%p)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9.4%),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8.5%), 박원순 서울시장(5.1%), 오세훈 전 서울시장(4.5%) 순으로 나타났다.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안희정 충남도지사(1.1%)와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1.0%), 정몽준 전 의원·김문수 전 경기도지사(0.8%) 등은 1% 안팎의 응답률을 얻었다.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응답은 24.4%, ‘모름·무응답’은 9.6%로 집계돼, 10명 중 3명 이상은 여전히 부동층(浮動層)으로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계층별로 살펴보면, 반 총장이 세대별 구분에서 60대 이상(23.3%), 지역별 구분에서 대구·경북(29.0%)에서 가장 높은 응답률을 얻었다. 반면 반 총장과 1위를 다투고 있는 문 전 대표는 세대별로는 30대(22.6%)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최근 문 전 대표와 야권의 전통 지지기반인 호남 민심을 공략하고 있는 안 위원장은 광주·전남·전북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19.6%)을 보였다.
 


여당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반기문 24.3% vs 김무성 15.4%


여당인 새누리당의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묻는 조사에서도 반기문 사무총장이 가장 많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반 총장은 해당 조사에서 24.3%의 응답률을 얻어 2위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5.4%)와 비교해 오차 범위(±3.1%p)를 넘어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 총장과 김 대표에 이어, 오세훈 전 서울시장(7.3%)이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7.1%)와 근소한 차이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2.4%),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남경필 경기도지사(1.8%), 원희룡 제주도지사(1.7%) 순으로 조사됐다. 1% 미만의 응답률을 보인 여권 인사로는 대권 잠룡으로 꼽히는 안대희 전 대법관과 김태호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각각 0.7%와 0.5%의 응답률을 얻었다.

여당의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지역별 구분에서 나타난 응답률 격차였다. 반 총장은 대구·경북(27.0%), 대전·충북·충남(26.8%) 등 거의 대부분 지역에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반면 김 대표는 부산·울산·경남에서 21.4%의 응답률을 기록해, 반 총장(17.0%)을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야권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안철수 20.7% vs 문재인 19.3%


야권은 4·13 총선을 앞두고 분열과 합당 등 합종연횡을 거듭하고 있다. 야권 유력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결별하면서 야권의 차기 대선 후보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을 포함해 ‘야권 내에서 차기 대선 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를 물어본 결과, 안 위원장이 20.7%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에 대한 적합도 응답률이 19.3%여서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안 위원장과 문 전 대표에 이어 박원순 서울시장은 9.3%로 3위에 올랐지만, 선두권과는 다소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안희정 충남도지사3.4%,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2.7%, 정운찬 전 국무총리 1.7% 순이었다.

다만 여당의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적합 후보가 ‘없다’는 응답과 ‘모름·무응답’을 합해 36.8%였던 반면, 야권의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동일한 답변의 합이 41.6%로 다소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야권 분열이 현실화한 상황에서 야권 대선 후보에 대한 판단도 다소 유보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반기문 vs 야권 후보 가상대결
반기문, 3자·양자 대결 勝


시사저널은 이번 여론조사에서 여야의 유력 대선 후보를 별도로 선정해 가상대결을 벌여봤다. 가상대결은 야권이 분열한 상황을 고려해 3자 대결과 양자 대결 두 가지 경우를 모두 가정해 진행했다. 야권의 유력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독자 후보로 출마해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하는 경우(3자 대결)와 야권 후보 단일화를 통해 단일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하는 구도(양자 대결)를 나눈 것이다.

우선 여권 후보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출마하고 야권에서는 문재인·안철수 두 후보가 모두 나와 3자 대결을 벌일 경우, 반 총장이 45.2%의 지지율을 얻어 문 전 대표(20.7%)와 안 위원장(14.5%)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1위인 반 사무총장과 2위인 문 전 대표의 지지율 차이는 24.5%로, 두 배 이상 격차를 보였다. 특히 문 전 대표와 안 위원장의 지지율을 모두 합해도 1위인 반 총장과는 10%p 격차를 보이는 수준이다. 같은 항목에서 ‘(지지 후보) 없다’는 응답은 17.2%, ‘모름·무응답’은 1.6%로 각각 나타났다.

반 총장과 야권 유력 후보 간의 맞대결 구도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났다. 반 총장과 문 전 대표가 여야 대선 후보로 양자 대결을 벌일 경우, 반 총장은 과반이 넘는 53.5% 지지율을 얻어 26.2%를 얻은 문 전 대표를 따돌렸다(‘지지 후보 없다’ 18.0%, ‘모름·무응답’ 1.7%). 또 반 총장과 안 위원장의 양자 대결에서도 반 총장은 과반을 넘는 53.6%를 얻어 안철수 위원장의 22.2% 지지율보다 크게 앞섰다(‘지지 후보 없다’ 22.1%, ‘모름·무응답’ 1.2%).

눈여겨볼 만한 대목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지지층에서 야권 단일 후보에 대한 지지 경향이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반기문 vs 안철수’ 맞대결 구도에서 안 위원장에 대해 31.2% 지지율을 나타낸 반면, ‘반기문 vs 문재인’ 맞대결에서는 국민의당 지지층 중 문 전 대표에 대한 지지율이 18.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만큼 후보단일화에 따른 국민의당 지지층의 이탈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반 총장은 야권 유력 후보와의 3자 대결, 양자 대결 구도에서 연령과 지역 등 대부분의 계층별 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3자 대결 구도에서 반 총장은 고향인 충청(대전·충북·충남)에서 56.7%의 지지율로 문 전 대표(19.8%), 안 위원장(8.6%)을 크게 앞섰다. 반 총장은 야권 성향이 강한 호남(광주·전남·전북)에서도 야권 후보와 3자 대결 구도 시 33.8%를 얻어안 위원장(27.1%)과 문 전 대표(21.0%)를 다소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무성 vs 야권 후보 가상대결
3자·양자 대결 접전 양상

반면 차기 대선에서 여권 후보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로 가정하고 야권 유력 후보들과 3자·양자 가상대결을 할 경우에는 지지율이 혼재된 양상을 보였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국민의당 위원장의 3자 대결 시지지율 조사에서 김 대표는 27.4%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문 전 대표와 안 위원장도 각각 25.6%와 22.6%의 지지율을 얻어 1위인 김 대표와는 오차 범위 내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3자 대결 구도에서 ‘지지 후보 없다’는 응답은 22.5%, ‘모름·무응답’은 1.1%로 각각 조사됐다.

반기문 총장과 야권 유력 후보 간의 가상대결과 달리, 김 대표와 야권 후보의 3자 대결 구도에서는 여야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이 좀 더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세대별로는 60세 이상(56.0%)에서, 지역별로는 대구·경북(37.9%)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은 반면, 문 전 대표는 40대(38.3%), 직업별로는 학생(39.3%) 계층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안 위원장은 30대(32.5%), 호남인 광주·전남·전북(38.1%)에서 가장 높은 응답률을 기록했다.

김무성 대표와 야권 후보 간 맞대결에서는 혼재 양상이 더욱 짙어졌다. ‘김무성 vs안철수’ 양자 대결 구도에서는 안 위원장이 36.5% 지지율을 얻어 김 대표(32.7%)를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무성 vs 문재인’ 양자 대결에서는 김 대표와 문 전 대표가 각각 35.1%와 34.4%로 초접전 양상이 나타났다.

정당별 지지층의 응답을 살펴보면, ‘김무성 vs 안철수’의 맞대결 구도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중 51.5%가 안 위원장을 지지했다. ‘김무성 vs 문재인’ 맞대결 구도에서는 국민의당 지지층의 41.9%가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반 총장보다는 김 대표가 여권 후보로 출마해, 야권 유력 후보 중 한 명과 맞대결을 벌일 경우 야권 지지층의 이탈이 적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시사저널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24일부터 25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야당 지지층은 오는 4·13 총선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에 대해 대체적으로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 등 야당 지지 응답자를 대상으로 ‘4·13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기 위해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를 질문한 결과, 응답자의 76.2%가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후보 단일화가 필요 없다’는 응답은 22.4%로 미미했다. ‘모름·무응답’은 1.3%로 집계됐다.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여성(83.2%), 광주·전남·전북(84.4%) 지지층에서 상대적으로 많았다. 반면 후보 단일화가 필요 없다는 부정적인 의견은 남성(28.6%), 서울(29.8%) 지지층에서 많았다. 특히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 응답자의 83.9%가 긍정적으로 응답한 반면, 국민의당 지지 응답자는 35.7%가 부정 평가를 해 크게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는 4·13 총선에서 어느 정당 후보를 지지할 것이냐’는 정당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36.7%로 가장 높았고, 이어 더불어민주당 후보 19.4%, 국민의당 후보 9.5%, 정의당 2.9%로 나타났다. 새누리당 후보가 다른 정당 후보들을 오차 범위 밖에서 따돌렸지만 무당층(無黨層) 응답률도 29.1%로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는 새누리당 37.8%, 더불어민주당 17.7%, 국민의당 9.4%, 정의당 3.1%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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