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공정위 압박에 지배구조 개선 속도낼 듯
  • 한광범 기자 (totoro@sisapress.com)
  • 승인 2016.02.02 17:37
  • 호수 1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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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계열사 지배 등 문제점 드러나
신동빈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이 공정위 1일 발표로 탄력을 붙을 것으로 보인다. / 사진=뉴스1

공정거래위원회가 1일 롯데그룹에 대한 계열사 현황을 공개에 따라 롯데의 지배구조개선 작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공정위 발표 직후 "고의성이 없었다"며 한껏 고개를 숙였다. 롯데는 "(복잡한) 지배구조는 일본에서 사업에 성공한 신격호 총괄회장이 일본 회사 수익금을 조국에 투자하며 한국 롯데를 설립하게 된 역사적 배경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일본 롯데 계열사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이 일부 미진했던 부분은 한일롯데 경영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이번 공정위 발표로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에 재차 대두된 만큼 개선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울러 공정위 발표로 호텔롯데 상장 추진에 대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대명분도 힘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롯데는 경영권 분쟁 이후 신동빈 회장이 약속한대로 그룹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순환출자 고리는 67개만 남겨두고 있다.

당초 롯데 순환출자 고리는 2014년 4월 당시엔 9만5000여개에 달했다. 하지만 전체 대기업 순환출자 고리 94개 중 롯데가 무려 71.3%를 차지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모습이다. 

또 일본 계열사가 한국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는 소유구조 형태에 대한 비판도 소비재 기업인 롯데로서도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호텔롯데(99.3%), 부산롯데호텔(99.9%), 롯데물산(62.0%), 롯데알미늄(57.8%) 등 국내 주요 계열사 4곳은 일본계열사 지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회사들 모두 한국법에 따라 설립된 회사들이고 한국에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국적 논란 차단에 안간힘을 썼다.

롯데는 호텔롯데를 정점으로 지주회사 체제 완성해 순환출자 고리 해소와 일본 계열사 지분 축소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도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 입장선회가 경영권 자체에 위협을 줄 수 있는 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도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불가피하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28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호텔롯데 상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시작으로 투자자 설명회, 공모가 확정 등을 거친 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5월쯤 상장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롯데는 호텔롯데 공모를 통해 모인 자금을 통해 순환출자 고리 해소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잠실월드타워점 면세점 특허 상실 등 영향으로 공모 금액은 당초 예상보다 크게 낮은 4조원 안팎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롯데는 다른 계열사들을 추가 상장해 지배구조 개선 자금으로 쓴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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